코스피가 전 거래일(2625.58)보다 31.91포인트(1.22%) 하락한 2593.67에 마감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사진=뉴시스

국내 증시에 상승 기대와 하락 우려가 공존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 매수와 방어적 포지션을 병행하면서 엇갈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증시 반등 기대감 속 미국 금융시장 불안감에 국내 증시가 흔들리자 투자자들의 심리도 양극단을 오가는 모습이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9735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 코스피에서 10조3492억원, 코스닥 7조624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한 달 전(4월16일) 대비 1조원 넘게 늘어난 수치다. 연초(15조6823억원)와 비교하면 2조원 이상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때 확대되는 양상을 띈다. 최근 빚투 확대 역시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발 관세 폭탄에 2300선까지 빠졌던 코스피 지수는 한 달 만에 2600선을 회복했다. 최근 한 달 간 코스피 상승률은 5%대 달한다.

외국인 역시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외국인은 이달 초부터 16일까지 1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순매수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만 13조5920억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며 9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던 모습과 정반대다. 여기에 대선 주자들의 '증시 부양' 정책들이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은 글로벌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 법안 의회 통과를 위해 공화당 강경파를 압박하면서 재정적자 확대 우려가 커지자 미 국채 및 증시의 동반 하락을 가져왔다. 국내 증시와 국고채 시장도 이에 연동돼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2600선이 붕괴되며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1조원에 가까운 매도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 속에 개인투자자의 매매 행태는 상반된 방향으로 분화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개인은 증시 하락에 2배로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1423억원 순매수했다. 'KODEX인버스'도 223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KODEX 레버리지 ETF'에서는 1834억원 규모 순매도가 이뤄졌다. 이는 증시 상승 베팅에 대한 관망 또는 차익 실현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엇갈린 심리가 공존하는 장세 속에서도 정책 기대와 수급 개선을 배경으로 증시 상단 시도가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확장 재정, 대선 이후 주식시장에 기대되는 우호적 정책들, 외국인 수급 유입 등을 고려할 때 코스피의 상단 시도는 충분히 가능하다"며 "다만, 관세 등 우려가 완화되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