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가 공사 현장에서 연이은 인명사고로 인해 현장 작업 중단에 들어간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주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7위를 기록한 포스코이앤씨가 공사 현장에서 연이은 인명사고로 인해 작업 중단에 들어간다. 하반기 수주전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사고 발생 이후 대응이 향후 수주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하반기 강남 최대 재건축 사업 중 하나인 '개포우성4차 아파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총사업비 6500억원 규모로, 지하 4층~최고 49층, 총 1080가구(공공주택 128가구 포함)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입찰 마감일은 오는 9월9일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까지 롯데건설이 첫 번째로 입찰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포스코이앤씨 역시 참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고가 조합원 등 시장에 미칠 부정적 인식을 감안하면 수주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던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 나들목 공사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지반을 뚫는 건설기계인 천공기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만 4번째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 추락사고 ▲4월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 ▲4월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 등 발생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주 심사에서 안전관리 능력에 대한 평가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특히 강남권 재건축 조합원들은 인명사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안전은 재점검, 수주는 예정대로

사진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뉴스1(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사고가 반복된다는 것은 죽음을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법률적으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같은 날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전 현장 작업을 중단한 채 긴급 안전 점검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이사는 "더 이상의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안전 체계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공사 현장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예정된 수주 사업은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 3년 차임에도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현장에서 지난해 발생한 사망자 수는 총 26명으로 2022년(23명), 2023년(18명)에 비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건설사의 안전관리 시스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홍근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현장 관리 감독자가 작업자의 교육 이수 여부, 안전장비 착용 여부 등을 실질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착용하지 않은 경우엔 페널티를 적용하는 방식의 강력한 내부 통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하청에 맡기는 경우에도 엔지니어링과 안전 분야는 본사가 직접 통제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전사고를 사전에 막기 위한 철저한 대책이 모든 건설업체에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건축 조합원들은 브랜드뿐 아니라 시공사의 안전사고 여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추세"라며 "모든 대형건설업체가 사전 점검을 통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