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무신사 스탠다드의 약진에 힘입어 창사이래 처음으로 자체 제조 상품 매출이 매입 상품 비중을 넘어섰다. 무신사 스탠다드 2025년 봄여름 컬렉션 화보 이미지. /사진=무신사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자릿수 성장을 이뤄냈다.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가 실적 상승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무탠다드의 약진으로 제조 상품과 매입 상품의 매출 비중도 뒤집혔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신사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929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23.9% 증가한 수치다.


이번 실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매출 구조의 변화다. 플랫폼 입점 업체 수수료를 제외한 매출에서 자체 제조 상품과 매입 상품(타 제조사로부터 매입해 판매하는 상품)의 비중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역전됐다.

무신사의 제조 상품과 매입 상품의 비중은 ▲2023년 73: 27 ▲2024년 52:48 ▲2025년 1분기 49.8:50.2로 변화했다. 이는 무신사가 단순 유통 플랫폼을 넘어 제품 기획부터 생산까지 아우르는 패션기업으로 역량이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올 3월 롯데월드몰 잠실점 개점 첫주에 매장 입구에서 대기하는 고객들의 모습. /사진=무신사

무신사의 제조 상품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무신사 스탠다드'다. 2021년 5월 서울 홍대에 1호점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꾸준히 확장해 온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에만 14개의 신규 매장을 열어 총 17개로 늘렸다. 올 4월 기준으로는 전국 2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무신사는 직접 소유한 생산 설비는 없으며 모든 기획 제품은 외부 업체에 위탁 생산(OEM)하고 있다. 생산처도 여러 곳에 분산돼 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성장세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향후 직영 공장이나 자체 생산 시설 구축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패션 업계에서는 가성비 브랜드가 원가 절감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직접 제조 방식을 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품 기획부터 생산, 유통, 판매를 모두 직접 진행하는 SPA가 성행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스파오, 탑텐, 에잇세컨즈 등이 대표적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유통망, 온오프라인 판매처, 시장성을 모두 확보한 상태로 기술력만 충분하다면 공장 운영 가능성은 더 커진다.

무신사는 무신사 스탠다드 외에도 오드타입, 위찌, 무신사 스탠다드 뷰티 등 PB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