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최근 폐막한 '아트부산 2025'는 수년래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참여 갤러리 수가 지난해 20개국 129개에서 올해 17개국 109개로 줄어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관람객은 지난해보다 1만 명 줄어든 6만 명으로 집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매출도 지난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일 것이라는 게 화랑업계의 추산이다.
현재 국내 및 전 세계 미술시장은 침체 국면이다. 글로벌 미술시장 매출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이던 2021년 정점을 찍은 후 줄곧 감소세다. 경매 활동은 둔화했고 화랑가의 분위기는 냉각됐다. 고금리, 고물가,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미술품 거래를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아트 바젤 및 UBS 글로벌 아트마켓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미술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12% 감소, 575억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 미술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다.
불황에 직면한 국내 미술계가 해야 할 일은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집중해 미술 생태계의 생존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 있는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야 한다. 다채로운 전시 프로그램과 미술 교육을 통해 미술을 즐기는 인구의 저변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
미술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일도 중요하다. 위작 유통을 방지하고 정확한 가치 평가를 위한 전문적인 감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미술품 가격 등 미술 관련 정보 역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이는 일반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며, 컬렉터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돕고, 잠재적인 컬렉터들의 유입을 끌어내 미술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지난해 전체 글로벌 미술시장의 거래 총액은 감소했으나, 거래 건수는 3% 증가한 4050만 건을 기록했다. 5만 달러 미만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의 작품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져서다. 특히 젊고 새로운 컬렉터 층의 미술시장 유입은 국내 미술계에도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불황이지만, 아직 곳곳에서 희망의 시그널도 포착되고 있기에 미술계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적극적 방법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