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상식 감독이 6일(한국시간) 하노이 베트남축구협회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디제이매니지먼트 제공) 2024.5.6/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아세안축구연맹(AFF) 올스타팀을 이끌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잡아낸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선수들을 향해 큰 박수를 보내며 "내게도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상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아세안 올스타팀은 28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동남아 올스타는 후반 26분 역습 상황에서 미얀마 대표 마웅마웅 르윈의 결승골로 대어를 낚는 데 성공했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후 소속사 '디제이매니지먼트'를 통해 "세계적인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환상적인 경기를 펼쳤고 값진 승리를 거둬 매우 만족스럽다"면서 "단 이틀간의 짧은 훈련 기간에도 불구하고 마치 20년간 호흡을 맞춘 팀처럼 조직적이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다"고 기쁨을 표했다.

이어 "보다 많은 득점 기회가 있었는데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축구에서 1골을 넣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다시금 느꼈다"면서 "다행히 결정적인 순간 좋은 골이 터졌고 그 덕분에 승리할 수 있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규시즌 일정을 마치고 유로파리그 결승까지 모두 소화해 에너지가 모두 고갈된 맨유가 진심으로 임한 경기는 아니었으나, 그래도 분명 의외의 결과다. 김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솔직히 맨유라는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기대하진 않았다. 아세안 올스타 선수들과 함께한 이번 경험은 개인적으로도 큰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패자를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맨유 선수들은 장거리 비행을 마친 직후에 무더운 날씨 속에서 뛰느라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한 뒤 "맨유는 전 세계 수많은 축구팬들이 사랑하는 팀이고 나 역시 박지성 선수가 활약하던 시절부터 응원해왔다. 맨유는 언제든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다. 앞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덕담을 건넸다.

본업인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하는 김상식 감독은 이제 6월10일 말레이시아와의 아시안컵 예선을 준비한다. 장소는 맨유와 경기했던 쿠알라룸푸르 부킷 잘릴 스타디움으로 같다.

김 감독은 "오늘은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했지만 다가올 예선전은 경기장이 말레이시아 대표팀의 상징색인 노란색으로 가득 찰 것"이라며 "베트남 선수들과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반드시 좋은 결과를 거둘 것"이라고 각오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