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선두 LG 트윈스가 2위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둘 수 있던 원동력은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주영은 7이닝을 1실점으로 잘 던졌는데, 호수비를 펼쳐준 박해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LG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한화에 3-1로 역전승했다.
전날(28) 연장 11회 접전 끝에 5-6으로 졌던 LG는 이 경기마저 그르칠 경우 한화와 승차가 1.5경기로 좁혀져 선두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투타에 걸쳐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한화를 잡고 3.5경기 차로 달아났다.
수훈선수는 단연 손주영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이 한화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와 대등하게 맞선 뒤 7회 이후 득점을 올려 승리를 따내는 계획을 세웠는데,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손주영은 7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빼어난 투구를 펼치며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버틴 와이스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여기에 27~28일 2경기 연속 등판한 김진성과 박명근이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펜에 부담도 덜어줬다.
중반까지 무수한 찬스에서 결정타가 터지지 않던 LG는 손주영 덕분에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고, 매서운 뒷심을 발휘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경기 후 손주영은 "오늘 순위표를 봤는데 우리가 승리하면 3.5경기 차로 벌어져 선두를 질주할 수 있더라. 그래서 정말 한국시리즈라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공을 던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주영은 함께 배터리 호흡했던 박동원 대신 '송승기의 전담 포수' 이주헌과 짝을 이뤘다.
LG는 일시 대체 외국인 투수 코엔 윈이 떠나고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복귀하면서 선발진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이에 지난 25일 SSG 랜더스전에서 선발 등판한 송승기가 휴식을 더 취한 후 6월 3일 NC 다이노스전에 출격할 계획이다.
박동원이 주간 6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할 수 없었고, 이에 손주영이 이주헌과 배터리를 이루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어제부터 (이)주헌이랑 서로 상대 타자들을 분석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그것이 잘 맞아떨어졌다. 또 동원이형에게도 의견을 구했는데, 그 도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주헌이와도 배터리를 맞출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했다. 그리고 오늘 매우 좋은 결과를 내서 기쁘다. 포수 주헌이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당연히 100점"이라고 웃었다.
손주영이 감사를 표해야 할 선수는 또 한 명 있었다.
팽팽한 0의 균형이 펼쳐지던 3회초 2사 1루, 손주영은 에스테반 플로리얼에게 장타성 타구를 맞았는데 중견수 박해민이 빠르게 달려가 이를 잡아냈다. 실점을 막은 결정적 호수비였다.
손주영은 "맞는 순간 3루타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해민이 형이라도 이 타구는 잡기 어려울 것처럼 보였는데, 해민이 형이 그걸 잡아내서 정말 깜짝 놀랐다"며 "그 호수비 덕분에 진짜 힘이 났다"고 말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던 손주영은 최근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쳤다. 23일 SSG전에서는 7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으며 1실점으로 막아냈다.
염경엽 감독도 "손주영이 2경기 연속으로 자기 피칭 디자인을 정립한 모습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고 극찬했다.
이에 손주영은 "더욱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려 했다. 또 김광삼 코치님께서 '성장하려면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 안에 낮게 넣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렇게 많이 던졌더니 타자들이 그 공을 치다가 아웃됐고, 내 투구 수도 많지 않게 돼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손주영은 올 시즌 6승(3패)을 챙겼는데, 이 중 4승을 외국인 투수와 대결에서 따냈다. 그는 "이제 외국인 투수를 만나도 부담감이 없다"며 "그동안 내가 선발진 중에 가장 못했는데, 최근 두 경기를 잘 던져서 조금 신뢰를 회복한 것 같아 다행"이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