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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금융감독원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맡아 이렇게 임기를 마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여러분들 덕분"이라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금융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라는 사명을 흔들림 없이 수행해 왔다. 위기와 변화의 순간마다 (구성원들이) 보여준 전문성과 책임감은 큰 감동이었고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 했다.
그는 금융감독원장으로 해결하고 싶었던 일들을 어느 정도 추진했다고 자평했다.
이 원장은 "2022년 9월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레고랜드) 사태, 같은 해 11월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로 인한 시장불안 등 대규모 경제 사건과 그에 따른 금융 혼란이 계속됐다"며 "이처럼 복합적인 난관은 금융감독원 입장에서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며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된 역설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 전세 사기, ELS 손실 및 티메프 사태처럼 직접적인 소비자피해가 발생했을 때에는 구제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여 금융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부동산 PF 선제적 구조조정과 금융사 책임경영체계 확립, 공매도 인프라·주주권익 보호·지배구조 개선 등 자본시장 선진화 등 성과도 남겼다고 밝혔다.
임직원들에 당부의 말도 남겼다.
이 원장은 "금융개혁을 통해 성장동력과 생산성을 확보해 달라"며 "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제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필요한 제도개선을 이루는 등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매우 중대한 시기인 만큼 당국과 금융회사, 기업, 투자자 등 모든 참여자들이 지속적인 금융개혁을 위해 합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금융산업의 디지털화뿐 아니라 감독행정의 디지털 전환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며 "그동안 노력해 온 디지털 전환의 과업을 반드시 완수해 달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와 금융시장은 급변하고 있다"며 "기관 간 업무 범위가 불명확하고 여러 기관에 걸쳐 있어 보이더라도 금융 전문가 조직으로서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하 이임사 전문
사랑하는 금융감독원 가족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서니 감회가 깊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금융감독원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맡아 이렇게 임기를 마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그간 우리원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금융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라는 사명을 흔들림 없이 수행해 왔습니다. 위기와 변화의 순간마다 여러분들께서 보여주신 전문성과 책임감은 큰 감동이었고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유동성 공급과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초저금리 정책은 경제적 부담을 감소시키고 기회를 창출하며 위기 극복과 팬데믹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기여했으나, 그 이면에는 현재의 금리 기준으로는 존속하기 어려운 기업이 연명하거나 수익성이 부족하여 시작하지도 못했을 사업 또한 진행되었을 수 있다는 명암이 존재했습니다.
2022년에는 팬데믹 하에서의 공급 불안과 완화적인 정책 등에 따른 고물가 현상이 쉽게 진정되지 않았고, 결국 세계적으로 급격한 금리 인상이 시작됐습니다.
2년 동안의 초저금리가 막을 내리고 관대한 경제여건이 급격히 되돌려지며 그에 따른 부정적 여파가 드러나게 됐습니다. 2022년 9월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사태, 2022년 11월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로 인한 시장불안, 2023년 초반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PF 부실화와 대규모 전세 사기, 2023년 12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2024년 7월 위메프․티몬 판매자 미정산 사태, 25년 3월 홈플러스 회생신청과 MBK 논란 등 대규모 경제 사건과 그에 따른 금융 혼란이 계속됐습니다.
한편 2023년말 이후에는 경기둔화가 심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와 고물가로 인해 당국의 완화적 경제정책을 기대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복합적인 난관은 금융감독원 입장에서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며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된 역설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경제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관계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금융시장의 유동성 위기를 관리하고 당국의 신뢰감 있는 메시지를 신속히전달하는 등 기민하게 대응하며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려 노력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현장 최전선에서 시장 참여자와 긴밀히 소통하며 시스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했을 뿐 아니라 전세 사기,ELS손실 및 티메프사태처럼 직접적인 소비자피해가 발생했을때에는 구제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여 금융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간 우리 경 제의 뇌관으 로 지목돼 왔던 부동산 PF의 선 제 적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금융회사의 책임경영 체계 확립과 금융산업 신뢰 제고에힘쓰는 등 우리 금융의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애쓰기도 했습니다.
금융시장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공매도 인프라 뿐 아니라 주주 권익 보호,지배구조 개선 등 질적 개선을 통한 자본시장 선진화를 추진하는 한편,AI기반 디지털 전환이 금융산업에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존 규제를 과감히 조정하면서도 안정과 혁신의 균형을 추구했습니다.
이외에도 담지 못한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 순간순간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영광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매 순간 정성을 다해 노력해 준 여러분께 진심 어린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금융감독원 가족 여러분,제가 떠난 후에도 여러분들께서 계속 챙겨주셨으면 하는 몇 가지 부탁 말씀을 드립니다.
첫 번째는 금융개혁을 통한 성장동력과 생산성 확보입니다.금융은 효율적 자원배분 중개가 그 핵심 기능입니다. 산업화 초기 단순한대출에서부터 현재의 복잡 구조화된 다양한 상품에 이르기까지 그 본질은같습니다.
자본시장 선진화,지배구조 합리화,부동산 쏠림 완화,퇴직연금 노후보장,금융소비자 보호,취약층 금융접근성 향상 등 각 주제는 달라 보이나,금융을 통한 성장과 배분이라는 하나의 드라마를 구성하는 각각의 에피소드들입니다.
금융산업의 지속발전은 침체된 성장동력 확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우리 경제의 현실을 고려할 때,지금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문제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필요한 제도개선을 이루는 등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할 매우 중대한 시기이기만큼 당국과 금융회사,기업,투자자 등모든 참여자들이 지속적인 금융개혁을 위해 합심하여야 합니다. 금융개혁은 생산성 확보를 위한 경제구조 개선의 시발점입니다.
두 번째는 디지털 전환입니다. 금융산업의 디지털화 뿐 아니라 감독행정의 디지털 전환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금융당국과 다양한 경제주체가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더욱 긴밀히 연결되어야만 효율적이고 투명한 금융감독이 가능할 것이며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 혁신이 들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은 뒤에 말씀드릴 협업의 중요한 수단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동안 노력해 온 디지털 전환의 과업을 반드시 완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는 공유와 협업입니다. 지난 몇 년간 금감원의 위상이 조금이나마 높아졌다면,이는 다양한 정부부처와의 적극적인 정보 공유 및 협업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융감독원은 감독행정 특성상 금융시장과 금융회사의 일부 정보에 관한독점적 접근 권한을 갖고 있으며,그에 관한 분석 역시 자유롭습니다.
그러나 정보와 자료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이고,활용되지 못하는 분석은 그 의미가 퇴색하기 마련입니다. 적절한 보안을 전제로 우리가 가진 정보와 다양한 분석을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협력하여 긴밀한 신뢰 관계를 지속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를 통해 감독업무의 실효성을 제고할 뿐 아니라 우리원의 사회적 역할을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네번째는 업무의 방식,범위의 확장입니다. 우리 사회와 금융시장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과거 사례와 유사해 보이는 이슈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같지가 않고,가끔은 그 특성을 정의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 상황에서 각 기관이 업무 범위를 전통적인 영역으로 한정하고 과거의방식만을 고집한다면,우리 사회는 당면한 문제에 관해 적시의 정확한 대응이 어려울 것입니다.
더욱이,경제·금융의 사안과 관련하여 초기 대응이 부적절하다면 이는 결국 시장안정과 검사·제재 등을 담당하는 우리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것입니다.
우리원은 다른 부처나 기관과 다른 독자적인 기능을 수행합니다. 전문성과 역량도 뛰어납니다. 기관 간 업무 범위가 불명확하고 여러 기관에 걸쳐 있어 보이더라도 금융전문가 조직으로서 적극적으로 먼저 나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은 시장 및 언론과의 적극적인 소통입니다. 금융이 "심리"라면,금융감독은 "메시지"입니다. 명료한 메시지 전달을 통해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우리의 중대한 역할이므로,시장과의 소통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의 메시지는 결국 언론을 통해 시장에 전달되는 만큼,시장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는 과정에서 언론 비판에 대해서는 수용성을 높이며,필요한경우에는 신속한 조처를 하는 등 언론과의 긍정적 상호작용에 유념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우리 임직원 여러분께 그간 마음에 담아왔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원을 보다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조직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너무 이른 시기에 양보를 강요받게 된 선배님들,이미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음에도 "더 빨리,더 높이"를 요구하는 원장의 욕심을 묵묵히 감당해주신 우리 임직원 여러분 모두에게 다시 한번 감사와 함께 사과의 말씀을드리고 싶습니다.
더하여,다양한 금융 이슈를 대함에 있어 저의 경직된 태도,원칙에 대한집착으로 인하여 부담과 불편을 느끼셨을 여러 유관기관,금융회사나 기업의 관계자 여러분께도 이 자리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모두가 다 제 부족 탓입니다.
김병환,김주현,고승범 세 분 위원장님,사무처장님을 비롯한 금융위 가족분들께 감사 말씀드립니다. F4를 이끌어주신 경제부총리님과 한은 총재님,기재부와 한은 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물러나지만 우리원의 미래를 누구보다 굳게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역량과 헌신이야말로 우리원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이세훈 수석부원장님을 중심으로 더욱 단합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긍심을가 지 며 국 민 을 위 한 금 융 감 독 이 라 는 사 명 을 변 함 없 이 이 어 가 주 시 길 부탁드립니다.저 또한 언제나 우리원을 응원하고 지지하겠습니다.
그동안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