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역사학자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해방 80주년을 맞아 2001년에 출간한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을 일반인들이 읽기 쉽게 다듬어서 대중판을 펴냈다.

책은 2001년 출간 당시 봉오동전투와 청산리 전쟁을 이끈 이들이 신흥무관학교 관계자들이라는 사실은 잘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리는 계기가 돼 주목받았다. 또한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보여준 이회영 6형제를 다시금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서중석 교수는 개정판에서 구판의 학술적 내용을 많이 걷어냈고, 이전보다 쉽게 읽히는 문장으로 다듬었으며, 관련 도판을 풍부하게 실어 시각적 보충 자료의 의미를 더했다.

신흥무관학교는 3·1운동 이전 일제의 무단통치 시기의 암흑기에 국외에서 독립군을 양성하고 무장 독립투쟁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고 국외에 독립운동 기지를 건설하려는 전략으로 세워졌다. 이회영 6형제 일가를 비롯해 망명자들은 국내에서 독립운동 전개가 용이치 않음을 판단해 오늘날 화폐가치로 따지면 수조 원에 이르는 전 재산을 처분해 서간도로 떠났다.


이들은 독립운동의 터를 닦기 위해 경학사를 조직하고 독립군을 이끌 간부와 중견 인물들을 양성하기 위해 신흥무관학교를 세웠다. 이후 평안도, 충청도 등 전국 각지에서 기개 있는 뛰어난 인재들이 몰려들었다.

경학사는 명실상부한 주민자치기관이었다. 이곳은 고국에서 오는 동포를 정착해 살 수 있도록 부양하고 중국인과의 법률관계 사건을 관장하며 행정과 사법 처리까지 떠맡았다. 경학사는 이후 한족회로 확대 개편되면서 일종의 임시정부인 군정부(서로군정서)를 조직하고, 신흥무관학교 본교와 분교도 짓는다.

신흥학우단은 '신흥학우보'라는 잡지를 발간해 서간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민족의식과 독립 정신을 고취하고 혁명 이념을 선전하며 근대적 지식을 보급했다. 또한 한족회 등 자치단체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는 데도 이바지했다.

책은 독립운동사이자 정치사상사, 사회사, 문화사, 여성사로서 독립운동과 당대의 한국 사회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 서중석 씀/ 역사비평사/ 2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