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다미 / UAA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지난 4일 최종회인 11회까지 공개하며 막을 내린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나인 퍼즐'(극본 이은미/연출 윤종빈)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인 이나(김다미 분)와 그를 끝까지 용의자로 의심하는 강력팀 형사 한샘(손석구 분)이 의문의 퍼즐 조각과 함께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물이다.

김다미는 살인사건의 목격자이며 용의자인 이나를 그렸다. 독특한 성격의 10대 소녀와 연쇄살인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헤치는 천재적인 프로파일러까지, 인물의 복잡다단한 면모를 다채롭게 그리며 호평을 받았다.


그는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뉴스1과 만나 '나인퍼즐'의 이나를 만든 과정을 들려줬다.

-작품이 공개되고 이나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있는데.

▶많이 말씀해 주시더라. 이나 손톱 색깔이 왜 바뀌는지, 그 대사는 어떤 의미인지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궁금해하시더라.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구나 신기했다. 손톱은 옷에 따라서 맞춰서 했을 뿐이지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었다. 이나로서 애매한 지점을 표현하려고 했다. 기억을 잃는 설정인데 충격을 겉으로 표현하려고 하지는 않았고 어떻게 반응할지조차 모르는 이나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눈동자 움직임이나 사소한 움직임까지 감독님과 논의했다.


배우 김다미 / 디즈니+ 나인퍼즐

-범인을 어떻게 추리했나.

▶대본을 보면서 처음에는 나도 양정호 팀장(김성균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놀라기는 했다. 승주(박규영 분)가 범인이라고 했을 때, 여자가 어떻게 그런 살인을 했지? 궁금하다가 점점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만화적인 캐릭터다. 텐션을 높이는 게 힘들지 않았나.

▶처음에는 걱정된 부분이 이나가 많이 떠 있고 현실적이지 않은 캐릭터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게 이나만의 모습이라고 생각했고 거기서 오는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했다. 프로파일링할 때는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고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중간 지점을 찾으려고 했다. 말투도 저는 더 빨리 말하고 싶었는데 전달이 중요한 캐릭터여서 더 수정했다. 저는 이나에 캐릭터성을 더 많이 부여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은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달하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하셨다. 초반에는 그렇고 이입이 된 후에는 사건 중심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본인이 추가한 설정은.

▶리듬감을 주려고 했다. 자연스러움을 줄 수 없는 캐릭터라고 생각했고 만화적이고 동화적인 면모를 주고 싶었다. 그리고 설명하는 게 많아서 손동작을 많이 썼다. 그런 지점은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다. 불안해하는 모습도 보이고 다른 사람들의 말은 잘 안 듣고 그런 면이 있다.

배우 김다미 / 디즈니+ 나인퍼즐

-이나는 소시오패스인가, T성향(이성적)의 인물인가.

▶이나도 잘 보면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도 있고 사회성이 아예 없는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소시오패스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특정한 부분에만 (감각이) 발달한 친구라고 봤다.

-결말에 대한 생각은.

▶이나는 승주에게 감정을 많이 주고 있었다. 승주를 통해서 감정을 느끼는 상태가 되는 게 발전이랄까. 이나가 성장이 되는 결말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점에서는 만족했다.

-'말투가 너무 아이 같다'라는 반응에 대해서는.

▶제 말투보다 톤을 높여서 연기했다. 호불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초반에 걱정한 부분이다. 극을 이끌어갈 때 톤이 높은 캐릭터가 이끄는 것이 되게 어색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중심점에서 이야기를 끌어가야 하는데 동떨어져 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점이 특징이라고 생각했다. 도전일 수도 있겠지만 이 드라마의 차별점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나의 감정을 일반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니까, 이입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승주와 상담을 하는 장면에 이나의 아픔을 조금 더 넣기도 했다.

배우 김다미 / UAA

-독특한 스타일링 때문에 '코난'처럼 보인다는 반응도 있다.

▶참고한 것은 아니다. 이나만의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넥타이를 생각했다. 의상팀에서도 준비를 해주셨고 쇼트커트도 했다. 안경도 써봤는데 그게 이나만의 모습이 된 것 같다. 만화캐릭터와 비슷한 '짤'(사진)을 만들어주셔서 '코난같다'는 반응도 있고, 감독님과 생각한 만화적지점이 보이는 구나 그게 신기했다.

-손석구와 호흡은 어땠나.

▶너무 편하게 해주셨다. 석구 오빠와 만들어가는 부분이 많다 보니까 어려운 부분은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자고 하셨다. 궁금한 지점이 생기면 '어떻게 생각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손석구) 오빠는 궁금증이 많은 배우다. 이 장면은 이렇게 해볼까? 이런 과정이 많아서 많이 배울 점이 있었다.

-이나와 한샘의 관계성은 어떤가. 이나가 한샘의 집에서만 잠을 잘 수 있었던 이유는 뭔가.

▶묘하다. 보는 분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게 서로밖에 없는 것 느낌이다. 멜로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걸 의도하지는 않았다. 이나가 한샘을 프로파일링한 이유도, 한샘이 정말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 과정이 끝난 후 집에서 지낼 수 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나와 한샘이 언제부터 스며드는 걸까 고민했다. 감독님도 그런(묘한) 내용을 조금씩 추가했다. '질투하는 느낌'이라든가 그런 설정이다.

배우 김다미 / UAA

-삼촌의 죽음 앞에서는 동요하지 않았는데 승주의 결말에서는 크게 동요하더라. 이나의 성장이라고 보면 될까.

▶이나는 승주가 범인이라고 믿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삼촌 사건은) 너무 어린 나이였고 그 뒤로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했다가 승주에게는 마음을 많이 준 거다. 그래서 과거와 다른 모습이 나온다. 성장이라는 단어가 맞을지 모르겠지만, 이나의 달라진 모습이 있다고 본다. 큰 상실감과 무력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가장 어려운 것은.

▶대사량이었다. 전달도 잘 돼야 하고 대사량도 많고 캐릭터적으로 없어지면 안 된다. 캐릭터를 강조하는 것과 잘 전달하는 것 사이에서 중간 지점을 찾는 게 어려웠다.

-'나인퍼즐'에서 무엇을 배웠나.

▶캐릭터성이 짙은 인물을 연기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향적인 부분이나 행동을 부여헤서 인물을 만들려고 했다. 어떻게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갈지 공부를 많이 한 작품이다.

-시즌2를 바라는 시청자도 많은데.

▶누군가 승주 같은 상황을 따라 하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고, 어떤 세계관인지 모르겠지만 열린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시즌2는 한 번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시즌1과는 차이점도 있어야 할 것 같고, 관객분들이 좋아해 준 것을 부합하는 지점도 있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