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소제동 전통나래관 앞에서 '사랑이쥬(사랑 is you), 우리 여기 있어'를 슬로건으로 진행된 '제1회 대전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성소수자의 권리 보장과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제2회 대전퀴어문화축제가 7일 오후 대전 동구 소제동 전통나래관 인근에서 열렸다. 같은 시각 맞은편에서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이 주최한 반대 집회가 진행되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전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사랑이쥬–광장에 나와, 너'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성소수자들이 사회적 편견 없이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연대의 장으로 꾸려졌다. 행사장 양편에는 성소수자 인권 보호와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44개 단체의 부스가 설치됐고 종교계도 참여해 불교·그리스도교·원불교 등 3개 종단이 축복식을 열었다.


오후 1시 개막식에서는 각자의 개성을 드러낸 참가자들이 음악과 퍼포먼스를 통해 서로를 격려했다. 이후 축제 참가자들은 오후 4시부터 약 3.3㎞에 걸쳐 도심 행진에 나섰다.

반면 도로 맞은편에서는 지역 시민단체와 학부모 단체 등 60여 개 단체가 모여 '건강한 가족 대전시민대회'라는 이름의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동성애를 인정하는 교육은 과하다"며 "다수를 역차별하는 가짜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집회 측은 축제 측보다 한 시간 앞서 오후 3시부터 별도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양측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인근 지역에서 경력을 지원받아 약 100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행사 당일 일대 도로는 부분 통제됐으며 일시적 교통 혼잡도 발생했다.


조직위는 "이번 축제를 앞두고도 성소수자의 존재를 부정하는 목소리는 여전했지만, 우리는 더 깊이 연대할 것"이라며 "사랑과 환대는 혐오와 차별을 반드시 이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