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KT 위즈에 완패하며 단독 3위에서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부진의 터널에 갇힌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또 대량 실점으로 무너지면서, 팀에 1패 이상의 데미지를 안겼다. 선발진이 크게 흔들리는 롯데는 6위까지 미끄러질 위기에 처했는데, 터커 데이비슨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롯데는 10일 KT와의 KBO리그 수원 경기에서 홈런 두 방 포함 18안타를 얻어맞아 3-12로 크게 졌다.
3회초 2사 만루에서 빅터 레이예스가 터트린 행운의 싹쓸이 2루타로 3-1 역전에 성공했지만, 선발 투수 박세웅이 KT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박세웅은 3회말 4점, 4회말 2점, 5회말 1점을 연달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이 패배로 롯데는 34승 3무 29패를 기록, KT와 공동 4위가 됐다. 3위 삼성 라이온즈(35승 1무 29패)와 0.5경기 차여서 다시 올라갈 수 있으나 6위 SSG 랜더스(33승 2무 29패)와 격차도 0.5경기다.
롯데는 데이비슨이 선발 등판하는 11일 수원 경기에서 KT에 또 덜미를 잡힌다면 6위로 미끄러질 수 있다. 롯데는 7위에 자리했던 4월 10일 이후 한 번도 6위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올 시즌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와 선두권을 형성했던 롯데는 최근 10경기에서 4승 6패에 그치는 등 주춤한 모습이다.
문제는 선발진이 계속 삐거덕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5.05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가 최고 157㎞의 빠른 공과 뛰어난 구위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지만, 그동안 선발진을 지탱해온 박세웅과 데이비슨이 부진의 터널에 갇혔다.

박세웅은 최근 5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8.67로 부진했다. 27이닝 동안 안타 39개와 사사구 18개를 허용했고, 이 기간 피OPS(출루율+장타율)는 0.982에 달했다.
데이비슨 역시 최근 안정감이 떨어진 모습이다.
데이비슨은 최근 3경기째 승리가 없는데, 13⅔이닝 동안 18실점(15자책)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9.88로 10점대에 다다른다.
그동안 피홈런이 적다는 것이 강점이었는데, 이 기간 홈런 4개를 얻어맞았다. 직전 등판 경기였던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3⅔이닝 10피안타(2피홈런) 4볼넷 9실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데이비슨마저 KT를 상대로 반등하지 못한다면 롯데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서는 타선의 힘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이다. 적어도 1~3선발은 확실히 이기는 경기로 안정감을 갖춰야 한다.
이 때문에 이번 KT전은 롯데뿐 아니라 데이비슨에게도 중요한 경기다. 반등의 실마리를 찾아내야 한다.
데이비슨은 지난 3월 30일 부산 경기에서 KT 타선을 한 차례 상대했는데, 6⅓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