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외식에 불참하고 뇌출혈로 쓰러진 고모 간병을 한 며느리에게 막말을 쏟아낸 시어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어버이날 외식을 불참했다는 이유로 시어머니와 갈등을 겪고 있다는 50대 여성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 JTBC '사건반장'에는 결혼 25년 차 맞벌이 부부인 아내 A씨 사연이 공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지금까지 남편이 참석하지 못한 자리에서도 어버이날, 시부모 생신 등 가족 행사를 빠짐없이 챙겨온 효심 가득한 며느리다. 항상 좋은 식당에 모셔 음식을 대접하고 용돈을 드리는 등 정성을 다해왔다.


올해 역시 어버이날 남편은 일로 참석하지 못했지만 A씨는 시부모와의 식사 약속을 따로 잡아뒀다. 그런데 어버이날을 4일 앞두고 A씨 고모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고모는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읜 A씨를 마치 딸처럼 돌봐주며 대학까지 보내준 단순한 친척 이상의 존재였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고모는 당장 상시 보호자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자녀가 없었던 터라 A씨가 병실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A씨는 시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한 뒤 식사 약속을 부득이하게 취소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때 시어머니의 반응이 충격적이었다. 시어머니는 "왜 네가 거기 가 있냐"며 "엄마도 아니고 고모인데 시부모가 우선 아니냐. 넌 엄마도 없으니 시부모에게 더 잘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A씨가 연신 죄송하다며 사과했으나 시어머니는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고 끝내는 대답조차 하지 않았다.


어버이날 당일 A씨가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 정중히 사과하고 용돈도 보냈지만 시어머니의 서운함은 가시지 않았다. 이후로도 시어머니는 계속 그날 일을 꺼내며 "그게 며느리 도리냐", "서운한 게 잘못이냐"고 짜증을 냈다. A씨가 해명하려고 할 때면 "날 가르치려 드냐"며 말을 잘라버리기도 했다.

A씨는 "남편마저 '그냥 전화로 풀어드려라. 말 들어드리는 게 그렇게 어렵냐'며 대수롭지 않게 상황을 넘기려고 한다"며 "제가 그렇게 잘못한 거냐. 제가 나쁜 며느리냐"고 의견을 물었다.

사연을 접한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도리어 너무 착한 며느리여서 문제"라며 "사람이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이참에 거리를 두고 조금 덜 잘해주는 게 편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누리꾼들 역시 "엄마같은 고모 챙기는 건 당연하다" "대리 효도 25년 했으면 할 만큼 했다 이젠 고모에게 잘해라" "어른도 어른다워야 대접을 해주는 것" 등의 분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