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과 인천의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뉴스1) 안영준 기자 = "여기 정말 K리그2(2부) 맞아?"

경기장 가득 메운 관중, 현장을 찾은 취재진, 양 팀 선수 구성 등을 보고 기자석에서 나온 말이다.


수원과 인천은 1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5 16라운드 맞대결을 치르고 있다.

한국 프로축구는 K리그1(1부리그)에 12개 팀, K리그2에 14개 팀이 있다. K리그1이 한국 클럽축구 최상위 무대고, K리그2는 그다음이다. 팀 규모, 재정, 관심 등 모든 부문에서 K리그1이 앞설 수밖에 없다.

K리그1에서 잔뼈가 굵었던 인천과 수원은 각각 1년 전과 2년 전 K리그2로 강등됐다. 기존 K리그2 클럽들과 비교해 체급이 다른 두 팀은 이번 시즌 K리그2에서 줄곧 상위권을 질주, 빠른 1부 복귀를 노리고 있다.


인천은 12승2무1패(승점 38)로 1위, 수원은 9승4무2패(승점 31)로 2위다. 인천은 10승2무, 수원은 8승4무로 두 팀 모두 최근 12경기 동안 패배가 없는 무서운 상승세다.

인천이 이기면 독주 체제를 굳히고, 수원이 이기면 두 팀 승점 차이는 4점으로 좁혀져 다이렉트 승격 티켓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된다.

중요한 경기인 이날 경기엔 예매만으로 티켓이 2만1000장 넘게 팔렸다.

이는 지난 3월 두 팀의 대결에서 나왔던 1만8173명의 K리그2 역대 관중 기록을 이미 뛰어넘는 대관중이다.

수원 관계자는 "현장 티켓 판매까지 포함하면 이 경기서 역대 최다 관중이 사실상 확정됐다"고 귀띔했다.

K리그1·2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두 팀의 서포터들은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홈 응원석과 원정석을 가득 메웠다.

수원과 인천의 경기 모습(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마침 15일엔 K리그1 경기도 없어, 미디어의 관심도 집중됐다.

이날 경기엔 약 30명의 취재진이 기자석을 찾았다. 사전 기자회견에 나선 윤정환 인천 감독이 "(강원FC 지휘봉을 잡았던) K리그1 감독일 때보다 기자가 더 많다"며 놀랐을 정도다.

경기장 밖 환경뿐 아니라 그라운드 안도 '1부급'이다. 이날 홈팀 수원은 일류첸코를, 인천은 무고사를 각각 최전방 공격수로 꺼내 들었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득점왕 경쟁을 펼쳐, 무고사가 15골로 1위, 당시 서울이던 일류첸코가 14골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지난 시즌까지 최상위리그 골잡이 대결을 펼쳤던 두 선수가 2부리그서 나란히 뛰는 것.

이 밖에도 수원에는 황석호, 이기제, 이규성, 인천은 이명주, 제르소, 바로우 등 1부리그서 주름잡던 무게감 있는 선수들이 가득하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1부급' 두 팀이 2부리그에서 뛰는 게 어쨌든 이번 시즌 K리그2를 향한 관심을 높이는 데는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 2부급' 환경과 관심 속에서 진행 중인 이날 경기는 인천이 전반 14분 터진 박승호의 골로 1-0으로 앞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