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새해 증시 개장 첫날부터 탄력을 받았다. 사상 첫 장 중 4300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탄 지난 2일 코스피가 4309.63으로 마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서다.
해외 주식에 투자한 이른바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는 정부의 '절세 혜택' 시그널이 새해 증시 상승세와 함께 계속된 우상향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스피·코스닥, 2026년 개장 첫 날부터 동반 불기둥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5.46포인트(2.27%)오른 4309.63, 코스닥은 20.10포인트(2.17%) 상승한 945.57로 장을 마쳤다.전날 코스피는 시총 톱2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2만8500원·67만7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찍는 등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닥은 개인이 1831억원을 팔며 돌아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42억·847억원을 사들이며 지수 방어와 함께 52주 최고치를 찍었다.
새해 첫날부터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찍고 코스닥도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전략이 주효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정부는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증시에 복귀하는 투자자들에게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정책을 최근 내놨다.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팔아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하면 한시적으로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내용을 담은 세제 패키지를 마련해 지난달(2025년 12월24일) 발표했다. 국내로 돌아오는 투자자들에게 세제지원 혜택을 주기 위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Reshoring Investment Account)도 도입한다.
개인투자자가 보유 중인 해외주식(지난해 12월23일 기준) 매각 자금을 원화로 환전한 뒤 국내 시장에 장기 투자해 일정 기간 유지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에 대해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이다.
올 1분기(1~3월)에 복귀하면 100% 감면, 2분기(4~6월)는 80%, 하반기(7~12월)는 50%의 비과세 혜택을 부여한다.
서학개미는 돌아올까… 관건은 '신뢰 회복'
현재 해외주식 양도세는 수익금이 연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20%(지방세 2% 별도)의 세금을 부과한다.일부 서학개미들은 역대급 절세 기회로 인식하며 국내 복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챗 GPT와 엔비디아,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몰고 온 AI(인공지능) 열풍에 최근 들어 거품론이 제기되며 해외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한 뒤 국내 증시에 투자하겠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다만 여전히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대형주가 밀집한 뉴욕증시 등과 비교해 코스피·코스닥은 국내외 경기 흐름에 따른 변동성이 큰 데다 미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아서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절세 혜택과 함께 새해 첫날부터 코스피와 코스닥이 상승 흐름을 찍으며 서학개미들을 자극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에 투자금이 몰릴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여겨지는 이유다.
이날 코스피에서 개인은 4541억원을 팔며 6309억원을 사들인 외국인과 대조를 이뤘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인 1042억원을 사들였지만 개인은 1831억원을 팔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서학개미들의 국내 증시 복귀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들은 근본적으로 국장에 대한 불신이 있는 만큼 세제혜택이 서학개미의 국내 증시 복귀의 직접적인 유인책으로 작용할 지는 지켜볼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아닉스 등 대형주 쏠림 현상을 극복하고 다양한 종목의 미래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것도 서학개미를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서학개미가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정책을 좀 더 세밀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국내 증시의 가치 부양을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6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 축사에서 "국민 성장 펀드의 1차 매각 프로젝트를 필두로 첨단산업 지원을 본격화하고 초대형 IB의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면서 금융권이 생산적 금융의 역할을 선도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국내외 자금이 우리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국민은 그 성과를 향유하는 선순환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