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로 클럽 월드컵 조기 탈락한 울산 HD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K리그1을 대표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나섰던 울산 HD가 높은 세계 벽을 실감하고 2경기 만에 조별리그 탈락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선수들의 개인 기량과 함께 전술적인 부분에서 많이 부족하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대회였다.

울산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루미넨시(브라질)와 클럽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2-4로 졌다.


1차전에서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진 울산은 2연패를 당하며 조 최하위에 머물면서 예선 탈락했다.

26일 도르트문트(독일)와 조별리그 최종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 경기에서 승리해도 승점 3에 그쳐 현재 승점 4인 플루미넨시, 도르트문트를 넘지 못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 상위 2팀만 16강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다.

아쉬움이 남는 탈락이다.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그동안 꾸준히 성적을 낸 덕에 AFC 클럽 랭킹에서 높은 포인트를 획득하며 클럽 월드컵 출전권을 획득했다.


K리그에서 유일한 출전이고 아시아에 주어진 4장의 출전권 중 1장을 획득한 울산은 "K리그와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걸고 싸우겠다"고 출사표를 내던졌다.

하지만 울산은 세계 무대와 격차를 실감하며 일찌감치 탈락의 쓴맛을 봤다.

울산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공식 중계사인 다즌이 선정한 파워랭킹에서 최하위인 32위에 머물렀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도 울산을 31위로 꼽는 등 대회 최약체로 평가했다.

김판곤 울산 HD 감독. ⓒ AFP=뉴스1

강한 상대와 싸워야 하는 울산은 대회를 앞두고 그동안 사용하던 포백 전술 대신 스리백 전술을 준비했다. 울산은 우선 수비를 단단하게 한 뒤 빠른 역습으로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울산의 노림수는 통하지 않았다. 아프리카와 남미를 대표하는 마멜로디, 플루미넨시를 상대로 급하게 준비한 축구는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순간적인 번뜩임은 나왔지만 90분을 버티기에는 무리였다.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가 없었다면 울산은 2경기에서 내준 5실점보다 더 많은 골을 내줄 수 있을 정도로 불안한 모습이었다.

엄원상의 빠른 발을 활용한 역습은 위협적이었지만 단순했다. 엄원상은 빠른 침투와 드리블 돌파로 플루미넨시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렸지만 그를 제외하면 공격진에서 창의적인 플레이는 없었다. 실제로 엄원상이 플루미넨시전에서 어깨 부상으로 교체된 후반 29분 이후 울산은 이렇다할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일찌감치 대회 탈락이 확정된 뒤 김판곤 울산 감독은 "결과를 얻지 못해 팬들에게 송구하다. 선수들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하고 싶다"면서도 "16강 진출 가능성은 사라졌지만 끝까지 싸우겠다"고 최종전에서의 명예 회복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