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성 병해 탄저병에 걸린 고추 모습. /사진제공=경기도

최근 예년보다 이른 장마와 잦은 강우로 경기도 내 주요 작물인 고추와 사과 등에서 탄저병 발생 주의보가 발령되어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곰팡이성 병해인 탄저병 확산 위험이 커져 사전 방제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23일 올해 장마가 일찍 시작되고 강수량이 많아 탄저병 발생 우려가 높다며 농가의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탄저병은 과실이나 잎이 마치 뜨거운 물에 데친 듯한 반점을 보이며, 병반이 점차 확대되어 황갈색 포자를 형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탄저병은 비바람을 타고 쉽게 확산되며, 방제 시기를 놓칠 경우 수확 전 작물 전체를 잃을 수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농기원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증가하는 추세라 탄저병 확산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농기원은 탄저병 예방을 위해 저항성 품종 선택, 재식거리 확보, 멀칭 등 고랑 포장 관리, 장마기 전후 보호용 살균제(작용기작 '카') 살포를 권장했다. 이미 병이 발생했다면 병든 과실을 제거하고, 작용기작이 다른 치료용 살균제를 7~10일 간격으로 교호 살포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농기원은 현재 온도·강수량 등 기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추·사과·배 등 7개 작물에 대한 31종 병해충 발생 가능성을 예측해 제공하는 '농업기상과 병해충 시스템'을 운영한다. 농업인들은 이를 통해 기상 정보와 병해충 가능 예측도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작물별 병해충 사진, 설명, 적합한 농약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자율 방제가 가능하다. 박중수 환경농업연구과장은 "장마철 고온과 습기가 겹치면서 탄저병 발생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약제 내성 문제를 고려한 방제 전략과 정밀한 병해충 예측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