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기성용이 포항 스틸러스 이적 사실을 직접 밝히며 팬들에게 응원을 부탁했다. 사진은 서울에서 활약한 기성용의 모습. /사진=뉴스1

FC서울의 레전드로 활약한 기성용이 포항 스틸러스 이적을 직접 밝히며 이적 비화를 설명했다.

기성용은 지난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계속된 포항 이적설을 직접 인정했다. 기성용은 "박태하 포항 감독님께서 선뜻 제가 필요하다고 연락을 주셔 이적을 결정하게 됐다"며 "이런 소식으로 인사드리게 돼서 정말 죄송하고 감사했다"고 밝혔다.


2006년 서울에서 데뷔한 기성용은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고 2009년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FC로 이적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거친 기성용은 2020년 여름 스페인 레알 마요르카를 끝으로 유럽 생활을 정리하고 친정팀 서울로 복귀했다. 평소 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인 기성용은 주장으로도 활약하며 선수단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노장이 된 기성용 출전 시간은 점차 줄어들었다. 결국 이 문제를 놓고 김기동 서울 감독과 갈등을 빚었다. 심지어 기성용은 "얼마 전 감독님과의 대화 후 앞으로 팀의 계획에 내가 없다는 것을 듣게 됐다"며 "은퇴해야 하는 시점이구나 생각해 은퇴 의사를 밝혔다. 감독님도 내 뜻을 존중한다고 하셨다"고 은퇴를 고민했음을 시사했다.
FC서울 기성용이 오랜 시간 활약한 팀을 떠나게 된 비화를 밝혔다. 사진은 2020년 7월22일 서울로 복귀한 기성용의 모습. /사진=뉴스1

그러나 기성용은 선수로 뛰고 싶다는 열망을 포기하지 못했다. 그는 "가족들 그리고 제가 믿고 의지하는 축구인들이 아직은 선수로 충분히 더 할 수 있다고 만류해 냉정히 나를 돌아봤고 아직은 충분히 더 뛸 수 있으며 더 뛰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단 몇 분을 뛰더라도 뛰고 싶은 이 마음을 억지로 사그라뜨리는 것이 선수로서 참 괴롭고 힘들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기성용은 "노장으로써 내 욕심인 건 아닐까 깊이 고민도 했다. 이기적일지 모르지만 '뛰고 싶고 할 수 있다'가 가장 솔직한 내 마음인 것 같다"며 "선수로써의 마지막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끝내기보단 기회가 된다면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는 것이 팬들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서울은 내 고향이자 자존심이다. 나만큼 이 팀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을 만큼 집착했고 이곳에서 마지막을 불태우고 싶었고 참 사랑했다"며 "지금껏 함께했던 동료들과 서울 팬들은 제 인생엔 잊을 수 없을 만큼 소중했다. 서울을 향한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을 약속드리며 앞으로도 우리 선수들 많이 응원해 달라"고 밝혔다.

새 팀에서의 출발을 앞둔 기성용은 "이렇게 결정하기까지 저에겐 참 힘든 시간이었다"며 "부디 제 결정을 이해해 주시고 축구선수로써 남은 시간 모든 것 쏟아붓고 행복하게 축구하는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시길 감히 부탁드려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