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아이파크를 이끄는 조성환 감독은 승격에 도전하려면 승점 1점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승격을 꿈꾸는 부산아이파크는 17라운드 현재 8승5무4패 승점 29점으로 K리그2 4위에 올라 있다. 파죽지세의 선두 인천(승점 44)과는 거리가 좀 있으나 2위 수원삼성(승점 34), 3위 전남(승점 30)과의 격차는 크지 않다.

K리그2 우승팀은 1부로 다이렉트 승격하고, 2위는 K리그1 11위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그리고 3~5위는 자체 플레이오프를 진행한 뒤 승자가 K리그1 10위와 단판 승부를 펼친다. 요컨대 5위까지는 1부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지난 시즌 중 조성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부산은 올 시즌 초반부터 꾸준한 성적을 거두면서 승격의 꿈을 지피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으니 괜찮은 행보다. 하지만 팀을 이끌고 있는 조 감독은 "감독은 놓친 1점, 1점이 안타까워서 땅을 치는데 아직 선수들은 그 소중함을 모르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조성환 감독은 2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흐름인데 그렇다고 막 좋은 건 아니다. 따야할 점수를 놓치면, 그런 경기들이 쌓이면 결국 그것이 실력"이라면서 "특히 홈 팬들 앞에서는 면목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조 감독이 한숨을 내쉰 이유가 있다.

올 시즌 부산은 원정에서 유난히 강하다. 7번의 원정경기를 치렀는데 5승2무, 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안방에서는 3승3무4패로 저조하다. 원정에서는 선두 인천과도 비기고 경쟁자 서울이랜드, 전남, 부천 등 강호들을 잡아내는데 홈 승률은 이상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구덕운동장에서 펼쳐진 충북청주와 홈 경기는 악몽이었다.


90분 정규시간까지 2-1로 앞서던 부산은 후반 추가시간에 어이없는 동점골로 승리를 놓쳤다. 골키퍼가 왼쪽 터치라인까지 무리하게 나가 공을 길게 처리한 것이 상대 외국인 선수 페드로에게 걸렸고, 페드로가 비어 있는 골문을 향해 정확한 롱킥을 보내 허무하게 승점 2점이 날아갔다.


현재의 위치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부산이 경쟁자 수원삼성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올 시즌 부산은 원정에서 '무패'를 달리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조 감독은 "팬들 입장에서 그런 경기(충북청주전)를 보면 맥 빠지고 짜증난다. 경기력이 별로라면 '꾸역 승'이라도 해서 보답해야하는데 그 리드를 못 지키니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시즌 막바지에 돌아보면 이런 식으로 잃어버린 1점, 1점이 다 떠오른다. 우리 선수들 더 절박해야한다"면서 "따야할 점수들을 이런 식으로 잃어버리면 그게 결국 실력인 것이다.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할 것 같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선수들을 채찍질하는 이유는, 승격이라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아직 22경기 남았다. 많이 남기는 했지만 지금껏 아쉽게 잃어버린 승점도 많다. 매 경기를 소중하게 생각해야한다"면서 "다이렉트 승격이 아니라면, 2위라도 해서 1부 팀과 곧바로 붙어야한다. 3~5위로 플레이오프를 치르면 체력도 떨어지고 너무 어렵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지금 위치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마침 다가오는 주말, 궁극적으로 빼앗아야하는 자리인 '2위' 수원삼성과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경기 일정은 29일 일요일 오후 7시고, 장소가 수원월드컵경기장 '원정'이다. '원정 무패' 좋은 기운을 이야기하자 조 감독은 웃었다.

수원이 지난 15일 인천과의 '승점 6점짜리' 홈경기에서 1-2로 패한 것을 언급한 조 감독은 "안방에서 중요한 경기를 놓쳤는데 수원이 얼마나 더 준비하겠나"고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우리도 원정에서 강한 흐름이 더 이어질 수 있게끔 준비하겠다. 결국은 우리가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바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전의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