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26·LA 다저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빼어난 활약에도 벤치에 앉아있는 일이 많았던 김혜성(26·LA 다저스)이 출전 기회를 늘릴 수 있을까. 일단은 긍정적인 징조가 보이고 있다.

김혜성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코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8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석 3타수 2안타 1득점 1도루 등으로 활약했다.


이날 김혜성은 5경기, 6일 만에 선발로 출전했다. 최근 5경기에선 한 차례 9회 대수비로 투입된 게 전부였고 타석 기회는 전혀 없었다.

적은 표본이긴 하나 시즌 타율이 0.383에 달하는 데도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김혜성의 몸값이 높지 않고 루키 신분인 점 등을 고려해도 아쉬움이 크다.

현지에서도 김혜성이 올 시즌 다저스의 '알짜 영입'이었다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사사키 로키와 블레이크 스넬을 포함해 거액을 투자한 계약이 많았지만, 영입된 선수 중 김혜성이 오히려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최근엔 메이저리그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신인왕 모의 투표에서 내셔널리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후 5월에 콜업됐고, '스타 군단' 다저스 소속이라는 점 등을 두루 감안할 때 대단한 활약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김혜성에게 기회가 박한 건 역시 다저스가 '스타 플레이어'가 많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고액의 연봉을 지급하는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기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토미 에드먼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던 김혜성은, 당초 에드먼이 복귀하면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찰나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기량을 보여준 덕에 아직까지도 '생존'한 것이다.

김혜성(26·LA 다저스) ⓒ AFP=뉴스1

현재로선 지금처럼 주전 선수들의 휴식 때 한 번씩 선발로 나서는 그림이 유력해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김혜성에겐 긍정적인 소식도 나오고 있다. 에드먼이 발목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한 것이다.

에드먼은 5월 발목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복귀한 뒤 다시 부상이 재발해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발목이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2루수로만 나왔던 에드먼은, 이제 외야 수비도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에드먼이 중견수로 출전할 때 김혜성이 2루수로 나서는 그림이 만들어진다.

현재 다저스는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중견수 앤디 파헤스, 좌익수 마이클 콘포토가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이 중 에르난데스는 붙박이 주전, 파헤스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콘포토가 타율 0.173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다.

토미 에드먼(LA 다저스). ⓒ AFP=뉴스1

이런 상황에서 에드먼이 외야로 나가게 되면 부진한 콘포토를 벤치에 앉혀둘 수 있다.

물론 김혜성도 중견수 수비가 가능하지만, 주포지션이 아니기에 다소 불안한 측면이 있다. 반면 에드먼은 지난해에도 중견수로 탄탄한 수비를 보여준 바 있다.

미국 'LA 타임스'의 잭 해리스 기자는 "에드먼이 외야수로 나설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지면서, 김혜성은 앞으로 2루수로 더 많은 선발 출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최근 콘포토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연봉이 김혜성(250만 달러)의 7배인 1700만 달러에 달하기에 여전히 콘포토에겐 많은 기회가 갈 수밖에 없다.

그래도 에드먼이 외야 수비가 가능해지면서 김혜성이 선발로 나설 기회는 한층 더 많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