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구단의 레전드인 기성용의 이적과 관련, 홈 팬들에게 야유를 들은 김기동 FC서울 감독이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서울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에서 4-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서울은 올 시즌 최다 득점을 올리면서 지난 3월 29일 대구FC전 3-2 승리 후 7경기 만에 홈에서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김기동 감독은 "홈에서 오랜만에 승리했다. 그동안 홈경기에서 못 이겨서 나와 선수들 모두 심리적으로 어려움이 따랐는데, 오늘은 준비한 경기력이 나왔다"면서 승리에 만족감을 피력했다.
이어 "선수들이 홈에서 많이 이기지 못해서 더 집중했다. 선수들에게 찬스를 만들면서 기회가 오면 집중하고, 이타적인 플레이를 하도록 주문했다"면서 "경기가 준비한 대로 흘러가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고, 이 덕에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모처럼 홈에서 거둔 승리지만 김기동 감독은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서울이 지난 25일 기성용과 결별을 선택, 홈 팬들이 90분 동안 "김기동 나가!"를 외쳤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현재 상황에서 팬들은 당연히 그런 반응을 보일 수 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떠나면 아쉬워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내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팬들은 이번 기성용 이적에 대해 김기동 감독뿐만 아니라 구단 수뇌부를 향해서도 비판했다. 그동안 서울은 박주영, 고요한, 오스마르, 아디 등 구단을 상징했던 선수들과 이별하는 과정에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김기동 감독은 "레전드 선수 대우는 어려운 문제다. 은퇴하는 시점에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선수 입장과 지도자, 구단의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선택은 본인 몫이다. 내가 포항에서 은퇴할 때도 이적의 선택지가 있었지만 은퇴로 결심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모처럼 대승을 거둔 서울은 7월 2일 K리그1 선두 전북 현대와 코리아컵 8강전을 치른다.
김기동 감독은 "컵 대회는 다르다. 오늘 승리로 부담이 적어졌다"면서 "더불어 휴식기를 통해 팀을 더욱 정비할 수 있다. 2위와 승점 차가 크게 나지 않기 때문에 후반기에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서울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자신한다"고 후반기 반등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