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MNR) 기업정보. /사진=김은옥 기자

암호화폐 채굴 및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MNR)가 2거래일 동안 977% 급등했다. 이더리움을 기업 준비자산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이하 현지시각) 아멕스증권거래소(NYSE American)에 따르면 이날 BMNR은 전 거래일 대비 35.69% 상승한 46.00달러에 거래를 종료했다. BMNR은 지난달 30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694.84% 폭등한 33.90달러에 장을 마친 바 있다.


지난달 30일 BMNR은 장 중 최고 704.68% 오르며 34.36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애프터마켓에서는 최고 48.36달러까지 상승하며 1032.55% 급등하기도 했다.

BMNR은 지난달 5일 아멕스증권거래소에 공모가 주당 8달러로 상장했다. 아멕스증권거래소는 미국의 소형주 및 신흥기업 중심 주식 거래소다.

상장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BMNR이 급등한 것은 지난달 30일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사모발행 소식 영향이다. BMNR은 주당 4.50달러에 5555만주를 사모발행하고 조달 자금을 이더리움(ETH)을 기업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는 전략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월가 시장 분석 전문 기관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스' 창업자 토마스 리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토마스 리는 월가의 대표적인 전략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며, 월가 최초로 비트코인 리서치를 공식 보고서화 해 암호화폐 분야에서도 선구자로 불린다.

리 의장은 "BMNR은 주당 이더리움 보유량을 핵심 성과지표(KPI)로 삼을 것"이라며 기업가치 자체를 이더리움과 연동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울러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파운더스펀드(Founders Fund), 판데라 캐피탈(Pantera Capital), 갤럭시 디지털(Galaxy Digital) 등 글로벌 암호화폐 및 전통 벤처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사진은 BMNR 상장 후 주가 흐름. /사진=김은옥 기자

BMNR의 주력 사업은 침지 냉각(immersion cooling) 기반 비트코인 채굴과 데이터센터 운영이다. 침지 냉각이란 반도체나 서버 장비를 특수 액체 냉매에 직접 담가 냉각하는 방식으로 비트코인 채굴과 AI 연산 등 고발열과 고성능이 요구되는 장비에 주로 사용된다.

2019년 정식 법인화된 BMNR은 저비용 전력 인프라를 활용한 채굴 전략으로 사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다만 수익성은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BMNR은 회계연도 2024년 기준 331만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회계연도 2023년 대비 413%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순손실은 2023년 246만달러에서 2024년 329만달러로 확대됐다.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65%, 순이익률도 -142%를 기록하며 주요 수익성 지표도 모두 적자 구간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1%, 총자산이익율(ROA)은 -18%로 이 역시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는 밸류에이션 기준 시장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폭등한 주가 기준 주가매출비율(P/S)은 약 44배, 주가순자산비율(P/B)은 23배, 기업가치 대비 매출 비율(EV/Revenue)은 약 15배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S&P500 평균 P/S(2.7배), P/B(4.3배)와 비교해도 극단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BMNR이 실적 안정성, 시장 인지도, 수익 기반 등을 고려했을 때 과도하게 고평가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가 상승이 이더리움 기반 전략에 대한 기대감과 기관 투자자 유입에 따른 프리미엄을 반영한 단기적 급등이라는 평가다. 단기적으로 투기적 수요가 집중됐으며 본질 가치 대비 고평가된 국면이라는 분석이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보유로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전략을 모방해 BMNR은 'Microstrategy of Ethereum'을 선언했다"며 "이날 하루 만에 주가는 7배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비트코인 매입으로 성공하자 비트코인 뿐 아니라 알트코인을 편입하는 형태로 등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