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6월 28일 10부작으로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극본 김보통, 유승희/ 연출 임순례, 이한준)은 배우 차학연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한 작품이다. '노무사 노무진'은 유령 보는 노무사 노무진(정경호 분)의 좌충우돌 노동 문제 해결기를 담은 코믹 판타지 활극으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 '교섭' 등을 선보인 영화감독 임순례 감독의 첫 드라마로 주목받았다.
차학연은 극 중 청산유수 언변과 넉살 좋은 성격을 지닌 기자 출신 크리에이터 고견우 역을 맡아 다채로운 활약을 펼쳤다. 노무진과 그의 처제 나희주(설인아 분)와 함께 '무진스'를 결성, 산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위장 취업도 불사하는가 하면, 나희주를 향한 직진 로맨스로 설렘을 안겼다. '노무사 노무진'의 활력소가 된 코믹 본능을 마음껏 발산한 차학연을 만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노무사 노무진' 종영 소감은.
▶드라마가 끝나면 사실 '시원섭섭하다'는 말들을 많이 하시는데 섭섭하기만 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끝나는 게 너무 아쉬웠고 그래서 마지막 화를 찍을 때쯤에는 계속 뭔가 울컥울컥했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헤어진다는 마음이 참 크게 아쉬움으로 남았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정경호 형이 하필 저희가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마다 '이제 끝인가'라는 대사를 많이 하셨는데 그 말이 이제 이 드라마 안에서도 통용이 되지만 진짜 이 드라마가 끝나간다는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아서 그때마다 좀 서운함이 많이 남았다. 그만큼 행복한 현장이기도 했고, 참 좋은 작품이었던 것 같다.
-결말이 시즌2를 암시하는 분위기이기도 했다.
▶사실 시즌2를 이야기하고 하진 않았지만, 설인아 배우 정경호 형과 셋이서는 '시즌2 나오면 같이 또 한 번 달리자' 이런 이야기를 장난스럽게 나누긴 했다. 구체적으로 나눈 얘기는 아니고 약간 열린 결말처럼 써주셔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작품 합류 과정은.
▶감독님과 첫 미팅을 했을 때, 강아지 이야기밖에 안 했던 것 같다. 그러다 감독님께서 생각하시는 견우와 제가 결이 맞았던 것 같아서 불러주신 것 같더라. 대본이 너무 재밌어서 만나 뵙고 이야기 나누다가 합류하게 됐다.
-어떤 점에서 견우와 싱크로율이 높았나.
▶사실 전 견우와 닮은 부분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이때까지 만난 캐릭터 중에 제일 싱크로율이 0이라고 생각하는 캐릭터이기도 한데 봐주시는 분들은 다 비슷하다고 얘기를 하시더라.(웃음) 정경호 형도 "아니야, 너야"라고 말씀을 해주셔서 '어쩌면 내가 잘하고 있다는 응원인가 보다' 이렇게 생각을 하긴 했는데 엉뚱한 면이 좀 닮아 있었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웃음) 사실 견우처럼 그렇게 말이 빠르지도 않고, 톤이 너무 왔다 갔다 하지도 않고, 감정이 널뛰는 타입도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모니터를 하면서 '나한테 이런 모습도 있구나' 생각이 들어서 더 재밌었다. 어쨌든 아예 없는 모습이 아니라, 어떤 작은 부분이 극대화돼서 나오는 것이니까 신선했고 재밌었고 만나서 즐거웠던 캐릭터였다.
-기자 출신 유튜버였는데 참고한 인물이 있나.
▶사실 유튜브를 많이 보지 않는 편이다. 많은 분들을 찾아봤는데 캐릭터가 너무 다 다르더라. 특징적인 뭔가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각자 자기만의 캐릭터가 있고, 그 캐릭터를 사람들이 선호하고 좋아하면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더라. 그래서 나만의 견우를 만들려고 했고 방에 인터넷 방송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꾸몄었다. 처음엔 (유튜버 스타일의) 인사가 너무 어렵더라. 처음엔 얼굴도 빨개지고 그랬다. 그래서 '직접 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해서 방송 공간을 만들어서 연습도 했다. 실제로 휴대폰을 갖고 다니면서 방송하는 사람처럼, 한동안은 그렇게 다녔더니 다행히 현장에 가서는 그렇게 부끄럽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산재와 노동을 다루는 무거운 주제의 드라마에서 코미디와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추려 했나.
▶그래서 더더욱 웃기려고 하지 않았다. 견우라는 인물이 정말 이 사건을 대할 때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물론 코믹으로 분위기를 쇄신시켜줘야 되는 것도 있지만 이 사건을 대하는 태도에 좀 중점을 맞춰서 연기를 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어떤 사건이 인상적이었나.
▶환경미화원 에피소드를 다룬 5화, 6화를 제일 좋아한다. 어쩌면 부모님 세대 이야기이다 보니까 대본을 읽을 때부터 가슴을 찡하게 하더라. 선배님들 연기하시는 걸 보면서 재밌었고 그분들 연기 하나하나를 보며 '살아있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했다. 너무 든든한 회차였고 많은 울림을 줬던 이야기다.
-드라마 출연 이전에도 산재나 노동 문제에 관심이 있었나.
▶'노무사'라는 직업을 알고 있었지만 그분들이 하는 일에 대해 정말 깊이 있게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기 보다는 배경 지식 정도가 있었다. 이번에 드라마 현장을 다니고, 이런 이야기를 같이 하면서 우리 셋이(정경호 설인아와)서 정말 많이 분노했다. 대본을 읽으면서도 정말 화도 많이났다. 드라마와 다르게 사건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서 이제는 좀 더 자연스럽게, 더 깊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이전에는 '이런 일이 있었어? 왜 이럴까' 하는 데서 그쳤다면 이제는 좀 더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될 것 같고 자연스럽게 그 깊이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분노한 에피소드는 뭐였나.
▶사실 빌런으로 나오시는 분들의 그 연기가 너무 화가 났다.(웃음) 모니터 하면서도 너무 화가 나더라. 매회차 나오는 빌런 역할을 해 주신 선배님들과 배우분들이 너무 우리 셋을 분노케 해 주셨던 것 같다.(웃음) 그래서 우리가 리허설할 때마다 다들 한 번씩 소리 지르면서 화를 한 번씩 냈다가 다시 가라앉히고 실제 연기할 때는 정제해서 했던 기억이 있다. 특히 설인아 배우와 소리를 많이 질렀다.(웃음)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