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KT 위즈 외국인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는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고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키움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키움은 새 외인을 데려오고 싶어했고, KT가 '영입전'에서 승리했다.
헤이수스는 올 시즌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16경기에 등판해 6승6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압도적이진 않지만 꾸준히 제 몫을 해낸다.
그런데 '친정팀' 키움만 만나면 유독 작아진다. 현재까지 키움전 3경기에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6.32로, 상대 전적이 가장 좋지 않다. 키움전에서 분발했다면 평균자책점을 더 낮출 수도 있었던 그였다.
키움이 올 시즌 줄곧 최하위에 머물러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헤이수스의 부진이 쉽게 이해되진 않는다.
헤이수스는 지난 1일 키움전에 다시 등판했지만 이번에도 5이닝 11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7실점으로 부진한 끝에 패전을 안았다.
2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헤이수스의 전 소속팀 사령탑인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같은 기록을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홍 감독은 "헤이수스가 우릴 만났다고 살살 던진 것은 아니지 않겠나"면서 "시범경기 때 잠시 만났는데 승부의 세계니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우리 역시 열심히 하겠다고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고 했다.
이어 "어제 경기도 1회부터 빗맞은 안타가 나오는 등 승운이 우리에게 따랐다"면서 "타자들이 실투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공격하면서 초반 많은 점수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공략을 잘하긴 했지만, 헤이수스는 리그에서 손꼽힐만한 좋은 투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헤이수스와 현재 함께 하고 있는 이강철 KT 감독은 고민이 많아졌다.
이 감독은 "세 경기에서 1승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내용은 좋지 않았다'면서 "다른 팀들은 어려워하는데, 키움은 유독 쉽게 치는 모습이 보이더라"고 했다.
친정팀을 상대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 감독은 "팀을 옮기면 이전 소속팀을 상대할 때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부담감도 생기기 마련"이라면서 "나 역시 해태에서 삼성으로 이적했을 때, 해태를 상대하는 게 부담스러웠다"고 돌아봤다.
이 감독의 결론은 되도록 출전시키지 않는 것이다. 그는 "키움전에 헤이수스를 내보내지 않는 방법밖에 없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