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소형준. ⓒ News1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KT 위즈의 소형준(24)이 간만에 그다운 투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진 않았어도, 정교한 제구로 집요하게 땅볼을 유도하며 긴 이닝을 책임졌다.

소형준은 2일 경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동안 93구를 던지며 6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4-2 승리를 이끌고 6승(2패)째를 따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소형준은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최대한 투심을 타자 무릎 높이로 컨트롤해서 범타를 유도하려 했는데 잘 됐다"면서 "주자가 1루에 있을 땐 좀 더 낮게 컨트롤하려고 의식했다"고 말했다.

소형준은 원래 땅볼 유도가 많은 투수지만 올 시즌은 이 부분에서 더욱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땅볼 유도가 56.0%로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 중 리그 5위, 국내 선수 중 1위다.

이날 경기 역시 '땅볼 유도'가 돋보였다. 소형준은 이날 19개의 아웃카운트 중 병살타 3개를 포함해 11개를 땅볼로 잡아냈다.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를 낮은 코스로 파고들며 많은 땅볼을 유도했다.


KT 위즈 소형준. /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탈삼진이 단 한 개뿐이었음에도 7회 1사까지 마운드를 책임질 수 있었던 건 이같은 소형준의 능력이 빛을 발한 덕분이었다.

그는 "삼진은 어차피 잡고 싶다고 잡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 다소 부진한 투구로 승을 따내지 못하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고.

소형준은 지난달 6일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이후 12일 롯데전(5이닝 6실점), 18일 KIA전(6이닝 3실점), 26일 LG전(6⅓이닝 2실점)에선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경기 내용이 아주 나쁘진 않았지만, 소형준은 "타자들이 점수를 내준 만큼 내가 실점해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KT 위즈 소형준. /뉴스1 DB ⓒ News1 김영운 기자

특히 최근 들어 구위가 떨어지고 있다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2023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 하반기에 복귀해 불펜투수로만 뛰다 올해 풀타임 선발투수로 돌아온 첫 시즌인 영향이 크다.

소형준은 "공백기가 있었고 선발 복귀 시즌이다 보니 구위가 떨어졌다고 스스로 판단했다"면서 "그렇다고 무리하게 끌어올리기보다는 컨트롤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6월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7월 첫 등판에서 승리한 소형준은, 다시금 마음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다.

소형준은 "올 시즌이 선발 복귀 시즌이다 보니 숫자나 결과에 연연하지 않으려 했는데, 결과가 나오다 보니 욕심을 부렸다"면서 "이제는 다시 돌아가 과정에만 집중하겠다. 마인드 셋을 다시 잡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