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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해지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한시 면제하기로 하면서 갤럭시 신작 출시를 앞둔 통신시장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오는 22일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이동통신사 간 마케팅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데 SK텔레콤이 위약금 면제 기간을 10일로 제한한 것도 갤럭시 특수 효과를 놓칠 수 없다는 방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오는 7월14일까지 해지 고객의 위약금을 전액 면제한다"는 내용의 수습대책을 발표했다. 위약금은 통신사 약정 계약 중 해지 시 발생하는 비용으로 보통 고객의 번호이동이나 해지를 막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해왔다.
위약금 면제 적용 범위는 단말 지원금 반환금 또는 선택약정할인 반환금까지다. 단말기 할부금은 기기 자체를 할부로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통신 서비스 약정과 별개라고 판단, 위약금 면제 대상은 아니다. SK텔레콤은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같은 날 SK텔레콤 침해사고에 대한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 결과를 감안해 위약금 면제 조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자 이를 수용한 것이다. 이와 함께 7월15일 0시 기준 SKT 고객 및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을 포함한 약 2400만명의 고객을 상대로 8월 통신 요금 할인, 연말까지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할인 대폭 확대 등 총 5000억 원 규모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발표 이후 경쟁 통신사인 KT와 LG유플러스의 일부 대리점들은 SK텔레콤 가입자 유치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일선 매장에선 이때를 틈타 가입 유도를 부추기는 분위기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일 오전 통신 3사 마케팅 임원을 소집해 지나친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실태점검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적발하면 관련 조치에 나서겠다고 했다. 위약금 면제 조치가 통신사 간 과도한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날 방통위에 KT가 이용자 불안 조장 행위를 한다며 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한시적 위약금 면제 결정엔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7·플립7' 출시를 노린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삼성 갤럭시 Z 폴드7·플립7가 공개되는 하반기 갤럭시 언팩(제품공개)은 오는 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진행된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위약금 면제 기간이 길어지면 갤럭시 신작 출시 효과를 놓칠 수밖에 없다.
이번 조치는 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오는 22일부터 단말기 보조금 상한을 규제하던 단통법이 폐지되면서 시장에선 가격 경쟁과 보조금 마케팅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위약금 면제 카드가 유지될 경우 마케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삼성 플래그십 신작이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가입자 유치에 힘써왔다"며 "SK텔레콤 입장에선 점유율 40%가 무너진 현 상황에서 이 시기마저 놓치면 회복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