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드라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소녀 현흡(아린 분)은 태어날 때부터 사람들 머리 위로 길게 뻗은 붉은 선을 볼 수 있다. 붉은 선은 성적 관계를 맺은 사람들 사이에 연결된, 일명 'S라인'이다.
현흡은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S라인으로 인해 가족의 비극을 겪는다. 어머니가 아버지를 살해하고 사라진 후 그는 마음의 문을 닫고 집에서 홀로 고립된 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현흡은 S라인과 얽힌 살인사건을 목격하고,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 지욱(이수혁 분)과의 인연도 시작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현흡은 자신을 학교로 부르는 의문의 문자 한 통을 받게 되고, S라인의 실체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간다.

오는 11일 공개를 앞둔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S라인'은 S라인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감춰졌던 진실과 금지된 욕망이 드러나는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다. '살인자o난감'의 원작자이자 인기 작가 꼬마비의 동명 웹툰의 세계관을 확장한 작품으로, 제8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장편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국내 최초 음악상을 수상했다. 연출은 '보희와 녹양'(2019)의 안주영 감독이 맡았다.
총 6부작인 'S라인'은 최근 언론시사회를 통해 1, 2회를 선공개했다. 드라마는 집에 갇혀 지내던 현흡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1화는 현흡이 살인사건을 목격한 후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가기까지의 과정을, 2화는 학교 폭력 피해자인 지욱의 조카 선아(이은샘 분)가 S라인이 보이는 안경을 손에 넣고 자신을 괴롭히던 일진들에 반격하다 비극을 맞이하는 과정을 각각 보여줬다. 또한 현흡과 선아는 어린 시절 친구 사이로, 현흡이 선아의 비극을 목격하면서 S라인의 실체에 더욱 다가갈 수 있을지 궁금증을 더했다.
웹툰에서부터 주목받았던, S라인을 통해 사람들 간의 성적 연결고리를 알게 된다는 파격적인 소재는 시각적으로 탁월하게 구현됐다. 극 중에서 S라인은 '능력' 혹은 '비극'이라는 두 가지의 양면성을 지녔다. 현흡은 알고 싶지 않은 은밀한 사생활을 알게 된 탓에 가족의 비극을 눈앞에서 목격해야 했고,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금세 눈치채며 이를 막아내려는 행동에 나섰다. 반면 선아는 S라인을 통해 일진들의 은밀한 비밀을 알게 된 후 이를 능력으로 삼으며 복수에 나서는 등 역전된 관계를 보여주고, 점차 안경에 집착하는 모습까지 내비친다.
드라마는 앞으로 현흡이 'S라인'의 실체와 진실을 마주할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높이는 동시에 'S라인'으로 인한 인간의 변화와 욕망에 주목할 전망이다. 안주영 감독은 'S라인'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그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S라인을 통해 새로운 욕망이 생겨나는 것들이 원작의 주된 메인 테마라고 생각했고, 인간이 변화하는 모습을 캐릭터를 통해 가져가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속 캐릭터들이 어디까지 변화할 수 있는지 흥미롭게 끝까지 봐달라"는 말로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이수혁은 선아를 키우는 삼촌이자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형사로 분했다. 그는 머리 위 가장 많은 S라인을 지닌 캐릭터로 등장하는 만큼, 매력적인 비주얼로 어떤 형사 캐릭터를 보여줄지 궁금증을 더한다. 이다희는 따뜻하고 친절한 담임 선생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캐릭터로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일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1~2화를 이끌어간 아린은 오마이걸 무대에서와는 전혀 다른 어두운 모습으로 등장, 트라우마를 지닌 현흡 그 자체의 모습으로 존재감을 보여줬고, 섬세하면서도 절제된 연기로 배우로서의 잠재력을 톡톡히 입증했다.
1~2화에서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원작과는 다른 '안경'이라는 매채체에 얽힌 비밀과 지욱과 선아의 갈등 관계, 선아가 일진들의 타깃이 된 이유 등 많은 의문이 해소되지 않아 후반부에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일지 주목된다. 또한 1화에서 등장했던 살인사건의 진범이 빠르게 밝혀졌던 만큼, 사건의 연속성을 어떻게 이어갈지도 이목이 집중된다. 고무적인 점은 'S라인'을 보는 인물들을 통해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들이 유의미하다는 점이다. 'S라인'을 통해 타인의 사생활과 욕망을 들여다본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신선하고 파격적인 소재와 세계관이 주는 몰입감부터 이를 통한 메시지 확장까지 'S라인'이 원작 웹툰의 명성을 잇는 호평을 끌어낼 수 있을지 더욱 기대된다.
11일을 시작으로 25일까지 매주 금요일 2화씩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