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에서 2회말 최정이 투수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2025.7.12/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권혁준 기자 = KBO리그 통산 홈런 1위에 빛나는 베테랑 최정(38)이 올스타전에서 '투수'로 변신해 공을 던졌다.

최정은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드림 올스타의 3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드림 올스타는 이날 초반 마운드 난조에 고전했다. 선발 박세웅이 1회에만 4실점 한 데 이어, 2회엔 베테랑 우규민이 등판해 3실점 했다.

우규민이 2사 1,3루에서 박동원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실점하자, 드림 올스타의 이강철 KT 감독이 마운드에 올랐다.

투수 교체가 예상되는 순간이었는데, 갑자기 최정이 마운드로 향했다. 우규민에게 공을 받은 이 감독은 3루수 최정에게 넘겼다.


우규민이 최정의 자리인 3루수로 이동하면서 교체 없이 수비 위치만 변경됐다.

2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최정은 이주형을 상대로 초구를 시속 116㎞짜리 볼로 던졌다. 2구째는 시속 117㎞짜리 공을 바깥쪽 높은 코스에 던졌고, 이주형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이어 3구째엔 시속 121㎞짜리 '속구'가 들어왔고, 이주형의 배트 중심에 맞았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키가 큰 1루수 르윈 디아즈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면서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투수로 깜짝 등판한 최정이 이닝을 마친 뒤 우규민과 포옹을 하고 있다. 2025.7.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아웃카운트 한 개를 깔끔하게 처리한 최정은 두 팔을 높게 치켜들며 기뻐했다.

2005년 데뷔해 올해로 프로 21년 차 시즌을 보내는 최정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다. 지난해 이승엽(467홈런)을 넘어 통산 홈런 1위에 오른 그는, 올 시즌엔 리그 역대 최초 500홈런을 달성했다.

통산 506홈런을 기록한 최정은 공식 경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경험도 있다.

그는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 시절인 2009년 6월25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12회말에 팀의 6번째 투수로 등판해 아웃카운트 없이 1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공식 경기는 아니지만 16년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최정은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한편 올스타전에서 야수가 마운드에 오른 건 김성한(1985년), 강백호(2018년), 김민식(2022년)에 이어 최정이 4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