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한국시각)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선사시대 생활문화를 엿볼 수 있는 바위그림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높이 약 4.5m, 너비 약 8m 암면에 바다동물과 육지동물 등 312점이 새겨져 있다. /사진=뉴스1(국가유산청 제공)

선사시대 한국인들의 삶과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 오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제47차 회의를 개최해 한국이 신청한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위원회는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그림과 독특한 구도가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준다"면서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암각화는 바위나 동굴 벽면 등에 새기거나 그린 그림이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하는 단일 유산이다. 1971년 발견된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사냥 대상인 짐승부터 사람, 도구 등이 그려져 있다. 고래와 물개 등 바다 동물을 비롯해 호랑이, 멧돼지, 소, 토끼 같은 육지 동물들이 바위 위에 그려졌다. 작살과 그물, 창을 든 사냥꾼과 춤추는 주술사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어 선사시대의 생활과 문화를 알려주는 보물로 꼽힌다.

반구천 암각화는 1965년 건립된 사연댐 때문에 1년에 두세 달 이상 물에 잠기면서 훼손이 우려돼왔다. 지난해 4월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해 암각화가 잠기지 않도록 하는 사업 계획이 고시돼 설계 용역이 발주된 상태다. 수문이 2030년 완공되면 1년에 0.8시간 정도만 잠기게 된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날 등재 결정과 함께 ▲사연댐 공사의 진척 사항을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할 것 ▲반구천세계암각화센터의 효과적 운영을 보장할 것 ▲관리 체계에서 지역 공동체와 주민들의 역할을 공식화할 것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개발계획에 대해 세계유산센터에 알릴 것을 권고했다. 이로써 한국은 총 17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문화유산 15건, 자연유산 2건)을 보유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