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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형 선박 건조 기업 대한조선이 기관 수요예측을 마무리하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뒀다.
17일 왕삼동 대한조선 대표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대한조선은 2004년 설립 이후 벌크선에서 탱커선과 컨테이너선,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까지 확장하면서 독보적 경쟁력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대한조선은 2021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노후선 교체수요 발주 증가로 선가가 오르면서 지난해까지 수혜를 누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 관세·무역 협상과 중동 위기 등 여파로 주력 선종인 탱커선 발주가 관망세로 전환하면서 수익성 높은 컨테이너선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전년대비 매출이 32% 성장한 1조746억원, 영업익이 340% 증가한 1582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3075억원, 영업익 698억원, 영업이익률 22.7%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수주 잔고는 19척으로 2027년 상반기 인도 물량까지 수주했다. 대한조선은 2년~2년6개월 작업물량을 확보하는 수주전략으로 매년 10억달러(약 1조3896억원)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에는 2022년 대주주 KHI가 대한조선을 인수하면서 추진한 생산 공정 내재화와 도크 회전율 상승이 영향을 줬다. 1500톤급 골리앗 크레인과 텐덤 공법을 결합해 도크 회전율이 경쟁사 대비 약 18% 높다. 조선업 원가 상당분을 차지하는 노무·전력·유류비 등도 절감했다.
대한조선은 친환경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중대형 탱커선을 주력으로 건조한다. 회사는 중국 조선소 가격 경쟁력을 극복하기 위해 고효율 연비와 고품질 선박에 집중했다. 선박은 한 번 구매하면 장기간 운용해야 해 연비 효율성이 선박 가격 차이를 상쇄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친환경 기술은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강화 추세로 수요가 늘고 있다. 대한조선은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이중연료(DF) 추진 기술과 탄소 포집 설비(OCCS)까지 적용 가능한 기술을 다수 확보했다. 이중연료 기술은 2020년 이후 수주한 선박 60척 중 절반 이상에 적용했다.
대한조선은 이번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확보할 자금을 R&D센터 설립과 기술 고도화에 집중 투자한다. 앞으로 5년간 신선종과 선형 개발, 생산 자동화, 친환경 기술 확보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일부는 채무 상환에 활용해 재무구조를 안정화한다. 남는 자금은 조선업 특유 헤비테일(후불 중심 수금 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왕 대표는 "매출 확대보다는 수익성 위주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며 "주력인 중대형 선박에서 연비와 선주 편의 사양을 개선하고 기술 격차를 확대하는 등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로 시장 입지를 강화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조선은 지난 11일 시작한 기관 수요예측을 이날 마무리한다. 희망 공모가 4만2000원~5만원으로 최대 5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요예측을 마친 뒤 공모가를 확정하고 22~23일 청약한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을 맡았고 신영증권이 공동 주관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