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경기 의정부 시장(맞은편 왼쪽)이 '의정부문화역 이음' 시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의정부시

의정부시가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 플랫폼 구축을 통해 일상 속 문화도시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시·공연뿐만 아니라 지역의 기억 보존, 시민 정책 제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 주도형 문화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는 의정부역사 4층 유휴공간을 복합문화공간 '의정부문화역 이음'으로 조성해 시민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전시, 공연, 강연, 워크숍 등 연간 260여 회의 행사를 개최하며 지역 문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은 개방형 라운지, 전시공간 '이음갤러리', 창작공간 '크리에이티브룸', 다목적홀 '모둠홀', 예술단체 연습실 '화음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의정부시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고(故) 백영수 화백의 예술세계를 보존하고,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의정부시립백영수미술관' 설립을 추진 중이다.

현재 호원동에 위치한 백영수미술관은 백 화백이 생전에 머물며 직접 작업하던 공간으로, 2018년 (재)백영수미술문화재단이 개관해 운영해왔다. 하지만 부지가 재개발 지역에 포함되면서 이전이 불가피해졌고, 시는 기부채납 예정 부지에 문화공원과 함께 시립미술관을 신축해 시민의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새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교육·체험·연구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며, 지역 예술생태계의 거점으로 키운다는 시의 계획이다.

의정부의 대표 전통문화축제인 '회룡문화제'는 2023년부터는 회룡사와 가까운 호원동 전좌마을에서 개최돼 장소성과 역사성을 강화했고, 올해 40회를 맞아 '시민의 날 기념식'과 분리된 독립 행사로 기획되면서 집중도와 상징성을 높였다.

급속한 도시 개발 속에서 사라지기 쉬운 지역의 기억과 생활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조성된 '의정부기억저장소'는 시민 참여형 문화 아카이브 공간으로 옛 향군회관을 리모델링해 개소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기억살롱 인문학 강좌,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놀러와 토요일', 시민 에듀케이터 양성 과정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기획전시 '의정부 500년'을 선보이고 있으며, 오는 11월에는 '의정부 천년의 이야기'도 예정돼 있다. 연간 약 7000명이 찾는 의정부기억저장소는 살아 있는 도시 아카이브로서 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시는 2023년부터 새로운 평생학습 모델인 '의정부시민대학'을 운영하며, 시민이 도시의 문제를 학습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정책형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시민대학은 △도시정책학부(교육·복지 등 공공의제) △생활정책학부(마을·상권 등 생활주제) △시민 제안 특성화 과정(인문·과학 등 자율 기획형)으로 구성되며, 1년 2학기제 운영, 학부제 중심 커리큘럼 등으로 체계적인 운영 기반을 갖췄다.

2024년에는 총 191명의 시민이 수료해 11건의 정책 제안을 도출했고, 일부는 실제 행정에 반영됐다. 대표적으로 '발달장애인의 자립이 온다(ON多)'라는 제안은 정책 특강과 주거지원 정보 공유 행사로 실현됐으며, 이 외에도 도시디자인, 축제, 지역상권 관련 다양한 제안이 실생활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시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뿐 아니라, 창작과 기록, 학습과 정책 제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도시를 만들어가는 문화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시민의 상상력과 경험이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를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