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은 SK하이닉스 M16 전경.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용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독보적인 입지를 바탕으로 올해 2분기 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매출 역시 2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9조212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68% 급증한 실적이다. 2분기 매출은 22조23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 성장하며 마찬가지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전망치도 상회한다. 당초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0조7186억원, 영업이익 9조648억원이었다. 실제로는 매출은 1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500억원가량 더 높은 실적을 기록한 셈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에 적극 투자하면서 AI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다"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예상을 웃도는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D램은 HBM3E 12단 판매를 본격 확대했고 낸드는 전 응용처에서 판매가 늘어났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AI 메모리 경쟁력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 흐름을 이어왔다"고 부연했다.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7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7000억원 늘었다. 차입금 비율은 25%, 순차입금 비율은 6%를 기록했으며 순차입금은 1분기 말보다 4조1000억원 줄었다.

SK하이닉스는 고객들이 2분기 중 메모리 구매를 늘리면서 세트 완제품 생산도 함께 증가시켜 재고 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하반기에는 고객들의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어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I 모델 추론 기능 강화를 위한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도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수요를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각국의 소버린 AI 구축 투자가 장기적으로 메모리 수요 증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HBM3E의 제품 성능과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HBM을 전년 대비 약 2배로 성장시켜 안정적인 실적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HBM4 역시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적기 공급이 가능하도록 준비해 업계 최고 수준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서버용 LPDDR 기반 모듈 공급을 연내 시작하고, 현재 16Gb(기가비트)로 공급하고 있는 AI GPU용 GDDR7은 용량을 확대한 24Gb(기가비트) 제품도 준비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제품군 다양화로 AI 시장에서의 선도적 지위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낸드는 수요에 맞춘 신중한 투자 기조와 수익성 중심 운영을 이어가며 향후 시장 상황 개선에 대비한 제품 개발도 지속 추진한다. 특히 QLC 기반 고용량 기업용 SSD(eSSD) 판매 확대와 321단 낸드 기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내년 수요 가시성이 확보된 HBM 등 주요 제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올해 일부 선제적인 투자를 집행하겠다"며 "AI 생태계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과 성능의 제품을 적시 출시해 고객 만족과 시장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 나가는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