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울산 HD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프로축구 울산HD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이 선수단에 가장 먼저 내린 처방은 '휴식'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올해 K리그를 비롯해 다양한 대회를 소화한 선수단을 배려하면서 팀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지난 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SK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5일 울산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태용 감독은 데뷔전에서 승리하면서 팀의 11경기 연속 무승(3무 8패) 부진을 끊었다.

울산 사령탑 부임 후 훈련장에서 전술적인 부분보다 선수들 컨디션과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데 중점을 둔 신태용 감독의 선택이 결과로 이어졌다.

외부에서 울산을 바라본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이 뼛속에 있는 모든 것을 다 뽑아서 경기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선수단이 모두 지쳐있다고 전했다.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선수단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울산 수문장 조현우는 "신태용 감독님께서 선수단이 지친 상황을 이해해 주셨다. 또한 선수들이 한동안 이기지 못해 자신감이 떨어져 있는데, '실수해도 괜찮으니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라'고 독려해 주셔서 동기부여가 됐다. 다음 경기도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신태용 감독이 선수단 체력 회복을 우선으로 두고 있다는 점은 김영권의 제주전 결장에서 잘 나타났다. 가장 중요한 자신의 데뷔전에서 신태용 감독은 주장이자 핵심인 김영권을 아예 출전 명단에서 뺐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전 "부임 후 선수단의 출전 시간 등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김영권이 지난해부터 쉼 없이 50경기 이상을 뛰었다. 그래서 김영권에게 일주일 동안 휴가를 부여했다"면서 "'축구 생각하지 말고 가족여행 다녀오라'고 말했다. 주장부터 마인드 리셋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1990년생인 김영권은 적지 않은 나이지만 울산 수비의 중심이자 공격 과정의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어 빠질 수 없는 핵심이다. 이에 김영권은 지난해부터 K리그, 코리아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심지어 미국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도 모두 뛰었다.

여기에 덥고 습한 날씨까지 이어져 김영권이 지칠 수 있는 상황에서 과감한 결정을 내린 셈인데, 울산은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신태용 감독은 제주전이 끝나고 선수단에 3일 동안 휴가를 주면서 몸과 마음을 충전하도록 했다.

선수들에게 자유의 시간을 줬지만 마냥 풀어줄 신태용 감독이 아니다. 성남 일화(현 성남FC) 시절부터 연령별 대표팀, A대표팀, 인도네시아 대표팀에서 선수단 관리에 있어서 정평이 난 신 감독은 "3일간 휴식은 분명 도전이지만 선수들을 믿는다"면서 책임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