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로이터통신이 촬영한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

미국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루빈'(Rubin) 출시를 계획보다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루빈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를 처음 탑재하는 제품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판도를 바꿀 핵심으로 꼽힌다. 출시 시점이 미뤄질 경우 HBM4 경쟁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유불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6일 투자전문지 배런스와 조사기관 푸본 리서치는 엔비디아가 루빈의 재설계에 착수해 출시 시점이 당초 계획보다 4~6개월 이상 늦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쟁사 AMD의 차세대 AI 칩 'MI450' 성능이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것으로 보여 이에 대응해 성능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는 관측이다.


엔비디아는 "현재 개발과 검증이 모두 일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지만 지난해 전작 '블랙웰'(Blackwell)이 발열 문제로 수개월 지연된 전례가 있어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루빈은 HBM4를 8개 탑재하는 엔비디아의 첫 제품으로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는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업계는 HBM3E에서 HBM4로의 세대 교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만약 루빈 출시가 지연되면 삼성전자는 HBM4 개발 역량을 강화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HBM4 샘플을 고객사에 출하했지만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HBM4 공급을 시작한 SK하이닉스보다 시기가 늦다.


반면 루빈 출시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인 SK하이닉스가 유리하다. 곧바로 HBM4 대량 공급에 나서 경쟁사들의 성능 개선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모두 올해 하반기 HBM4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