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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연승을 달린 두산 베어스가 KBO 리그 역사상 가장 강한 9위 팀으로 거듭났다.
두산은 지난 2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를 6-3으로 꺾으며 올시즌 처음으로 7연승을 달렸다. 최근 10경기 8승 2패로 리그 1위 LG트윈스(7승 3패)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덕분에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와 격차를 3게임까지 줄였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가을야구 막차 탑승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반등의 원동력은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의 리더십에 있다. 그는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자진 사퇴한 이승엽 전 감독을 대신해 팀을 맡은 후 빠르게 내부 문제들을 수습해왔다. 최근들어선 초보티를 벗고 감독으로 역량도 뽐내고 있다.
이 전 감독은 부임 기간 내내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지만 항시 선수단 관리 문제로 비판받았다. 반면 조 대행은 선수단 체질 개선과 팀 컬러인 '허슬두'의 부활을 강조했다. 두산을 더 역동적으로 만들겠다는 그의 야구 철학은 최근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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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행은 팀을 맡은 후 컨디션이 좋지 않은 베테랑을 대거 2군으로 보내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박준순, 오명진, 안재석 등은 성적 부담 없이 마음껏 1군 경력을 쌓았다. 리빌딩 명목으로 고참급 선수들을 완전히 배제하지도 않았다. 컨디션이 돌아온 선수는 다시 1군으로 불러 적재적소하게 활용한다.
유동적인 라인업도 인상적이다. 이날 경기는 조 대행은 최근 타격감이 좋은 강승호를 2번 타자로 배치했고 오명진을 빼고 박계범을 2루수에 투입했다. 결과적으로 두 선수 홈런을 때리며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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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화는 선수단 분위기다. 신예부터 베테랑까지 몸 사리는 선수가 없다. 이날 정수빈은 3회 2사 2루수 방향 애매한 타구가 나오자 빠른 발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아웃을 피하기 위해 과감한 슬라이딩도 감수했다.
일반적으로 2아웃 상황에서 1루 슬라이딩을 선택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부상 위험도 클 뿐만 아니라 득점까지 연결될 확률도 적기 때문이다. 특히 베테랑 선수는 부상 위험이 더 높아 몸을 사린다. 하지만 16년 차 베테랑 정수빈은 과감하게 1루 베이스로 몸을 던졌다. 비록 도루 실패로 이닝을 마치긴 했지만 최근 팀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