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SM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그룹 슈퍼주니어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월드투어 '슈퍼쇼 10'를 진행한다. 투어의 오프닝을 여는 22~24일 서울 공연에서 멤버들은 뛰어난 라이브와 퍼포먼스, 무대 매너, 팬들을 향한 애정까지 제대로 보여주며 여전한 'K팝 레전드'임을 입증했다.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서 슈퍼주니어의 콘서트 '슈퍼쇼 10'이 진행됐다. 시야제한석까지 전석 매진된 이번 공연은 3일 동안 3회가 진행, 약 3만 명의 관객과 함께했다. 22일 공연은 전 세계 14개 지역 극장 라이브 뷰잉됐으며, 2~·24일 공연은 비욘드 라이브 및 위버스로 온라인 생중계가 진행됐다.

이번 '슈퍼쇼 10'은 슈퍼주니어의 20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월드 투어다. 그 시작을 알리는 서울 공연에서 슈퍼주니어는 메가 히트곡은 물론, 오랜 시간 무대로 보여주지 않은 곡을 재해석해 선보이며 역대 활동에 대한 향수를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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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진행형 레전드' 슈퍼주니어, 20년 역사 총망라
'슈퍼쇼 10'은 슈퍼주니어의 20년 역사를 총망라하는 기념비적인 공연이다. 이에 슈퍼주니어는 팬들이 좋아할 만한 '띵곡'(명곡)들만 모아 세트리스트를 꽉 채웠다. 멤버들은 지난 2005년 발매된 데뷔곡 '트윈스'(Twins/Knock Out)를 비롯해 '유'(U), '너라고'(It's You), '블랙 슈트'(Black Suit), '마마시타'(MAMACITA/아야야), '슈퍼맨'(SUPERMAN), '아차'(A-CHA), '미스터 심플'(Mr. Simple), '미인아', '쏘리 쏘리'(Sorry, Sorry), '돈 돈!'(Don't Don) 등 슈퍼주니어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타이틀곡들로 무대를 꾸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또한 '우리들의 사랑'(Our Love), '너로부터'(From U), '잠들고 싶어'(In My Dream), '도로시'(Dorothy), '미라클'(Miracle), '록스타'(Rockstar) 등 팬들이 좋아하는 명곡들을 연이어 선보였다. 특별한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각자 깜찍한 동물 캐릭터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오른 멤버들은 슈퍼주니어-해피의 미니 1집 수록곡 '파자마 파티', 슈퍼주니어-M 정규 1집 수록곡 '미'(Me), 슈퍼주니어-T 싱글 1집 타이틀곡 '로꾸거!!!'를 슈퍼주니어 단체 버전으로 선보였다.

슈퍼주니어의 현재와 미래를 담아낸, 올해 발표한 정규 12집 수록곡 무대들도 눈에 띄었다. 타이틀곡 '익스프레스 모드'(Express Mode)를 비롯해 '헤어컷'(Haircut)과 '세이 리스'(Say Less), '딜라이트'(Delight), '아이 노'(I Know), 'D.N.A.', '피날레'(Finale) 등으로 슈퍼주니어는 팀의 음악색과 향후 방향성을 알려줘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했다.


멤버들은 뛰어난 라이브와 퍼포먼스로 데뷔 20주년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줬다. 더불어 31곡을 통해 슈퍼주니어가 '현재진행형' 그룹임을 입증했다. 여기에 은혁은 세트리스트 및 퍼포먼스 구성, 신동은 VCR 연출, 이특은 관객 인터렉티브 기획, 예성은 스타일링, 희철은 악기 연주에 참여해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슈퍼주니어/SM엔터테인먼트 제공

◇ 'K팝계 최수종' 슈퍼주니어, 눈에 띄는 팬사랑
공연 전부터 콘서트장 주변은 팬들로 인산인해였다. 엘프(팬덤명)들은 슈퍼주니어의 상징색인 파란색 아이템들을 하나씩 착용하고 공연장에 등장,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때 현장에는 슈퍼주니어가 엘프들을 위해 준비한 '엘프존'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더운 날씨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엘프존' 덕에 팬들은 잠시라도 더위를 식힐 수 있었다. 팬들을 위하는 슈퍼주니어의 마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슈퍼주니어는 공연 중 엘프들에게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공연에 참여하는 김희철은 "돌아온 탕자 김희철이다, 그동안 멤버들과 엘프들 속 썩였는데 앞으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가급적 속 안 썩이는 김희철이 되겠다"라며 "방송인 모드를 접고 아이돌 모드로 돌아갔다,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못했던 걸 다 바치고 싶다"라고 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특은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가 고령 아이돌이라며 "이번 '슈퍼쇼'를 통해 과거, 현재, 미래를 총망라하며 슈퍼주니어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걸 보여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선 뜻밖의 사건도 발생했다. 규현이 공연 도중 무대를 내려오다 접질리며 부상을 입게 된 것. 그럼에도 규현은 오로지 팬들을 위해 의자에 앉아 끝까지 무대를 소화하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공연 말미 규현은 "귀한 시간 내시고 큰돈 쓰셔서 오셨을 텐데 춤을 못 보여드려서 너무 죄송하다, 사과드리겠다"라며 "이제 안 아픈데 이렇게 우산과 의자까지 준비해 주셔서 안 아프면 안 될 것 같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라고 해 팬들을 안심시켰다.

더불어 팬들 역시 공연 당일 생일을 맞은 예성을 위해 앙코르 요청 때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20년 동안 다져온 끈끈한 우정을 보여줬다.

슈퍼주니어/SM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젠 30주년 향해…앞으로도 써 내려갈 역사
이날 슈퍼주니어는 데뷔 20주년을 맞아 엘프들 앞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것에 감격했다. 려욱은 "공연장을 꽉 채워주셔서 감사하다, 많은 분이 모여서 우리 20주년을 기념하고 함께 울고 웃고 추억해 주셔서 감사하다"라 했다. 예성은 "'슈퍼쇼' 날이 정해지는 순간 '이렇게 특별한 생일이 있을까' 싶었다, 내가 왜 태어났을까 생각해본 적도 있는데 여러분을 만나기 위한 여정이었던 것 같다"라고 해 감동을 안겼다. 시원도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 덕에 우리가 존재한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이특은 공연 초반부터 "많은 사람이 '쟤네 안 될 거야', '멘트만 하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곧 우리 무대를 보고 '제발 그만해', '쟤네 저러다 20~30년 더하겠다'라고 느끼게 될 것"이라며 현역 아이돌로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후 공연 말미 "슈퍼주니어가 언제까지 달릴지는 모른다, 그런데 저희가 15년 전부터 '너넨 여기까지다'라는 말을 들으며 20주년까지 왔다"라며 "30주년, 40주년도 맞이할 수 있게 여러분이 힘을 실어달라"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슈퍼주니어의 역사를 앞으로도 함께 써 내려가자고 했다.

한편 이번 서울 공연으로 데뷔 20주년 기념 투어 '슈퍼쇼 10' 포문을 연 슈퍼주니어는 오는 9월 홍콩-자카르타, 10월 마닐라-멕시코시티-몬테레이-리마-산티아고, 11월 타이베이-방콕, 12월 나고야, 2026년 1월 싱가포르-마카오-쿠알라룸푸르-가오슝, 3월 사이타마에서 투어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