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ChatGPT처럼 모든 영역을 커버하는 수평적 AI가 아니라, 특정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 AI로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감히 표현하자면 한국의 팔란티어가 되고 싶습니다."
김민철 스위트케이 대표는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과천 스위트케이 본사에서 머니S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스위트케이는 2013년 설립된 AI 기업으로 공공 영역에서 시작해 기업용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팔란티어도 공공에서 시작해 B2B 영역으로 확대했는데, 우리 회사의 행보가 팔란티어의 모습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114억원 규모 데이터 구축…"현장 실행 AI가 강점"
김 대표는 "AI 중에서도 우리는 현장과 데이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우리 스위트케이는 데이터 OS를 기반으로 한 현장 실행 AI 전문 기업"이라고 강조했다.스위트케이는 총 16건의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약 114억 원 규모의 AI 학습 데이터를 구축했다. 해당 수치는 데이터 단독 프로젝트만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며, 다른 구축 사업에 포함된 데이터까지 합산할 경우 실제 사업 성과는 이를 훨씬 상회한다.
대표적인 성과로 sLLM(소형언어모델)을 적용한 시흥시의 AI 사회복지 민원 관련 시스템이 꼽힌다. 실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이 시스템은 시흥시가 시행한 만족도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83점을 기록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1초 만에 실종자 찾는 'AI 명탐정'
스위트케이의 기술력은 실종자 찾기 프로젝트에서도 빛을 발했다. 안양시 동안구에 설치된 2500대의 CCTV를 대상으로 한 이 시스템은 실종자의 특징을 입력하면 1초 만에 동선을 추적한다.김 대표는 "경찰청에 따르면 실종 후 12시간이 넘으면 발견율이 42%밖에 안 된다"며 "100대의 CCTV를 사람이 확인하려면 4배속으로 봐도 하루가 넘어간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에는 서울경찰청 관계자가 쌍둥이 아이들을 모르는 곳에 두고 찾는 미션을 줬는데, 스위트케이 시스템이 1초 만에 찾아냈다. 이 기술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아 개발한 것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소버린AI 기업과 파트너십…"IT부터 AI까지 통합 역량 강점"
스위트케이의 또 다른 경쟁력은 국내 대표 소버린 AI 기업과의 긴밀한 협업이다.김 대표는 "우리는 국내 최고 성능의 LLM(초거대언어모델)을 보유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며 "단순히 AI 모델만 쓰는 게 아니라, 전체 시스템 AX(AI 전환) 운영까지 책임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위트케이는 해당 AI의 AX(AI 전환) 운영 전반을 담당하며, 챗봇 형태의 AI 서비스로 대중화하기 위한 인프라운영부터 데이터분석까지 컨설팅하며 맡고 있다. 김 대표는 "많은 AI 기업들이 개발만 잘하거나 AI 모델만 잘 만드는데, 우리는 IT 인프라부터 AI 적용, 실제 운영까지 AI 기술과 현장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다"며 "이게 최고난이도의 대형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특히 스위트케이는 필요시 소버린 AI를 준비하는 국내 대표 AI기업의 LLM 모델을 상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 계약도 체결했다. "우리의 주력은 SLM(소형언어모델) 기반의 경량화된 AI지만, 프로젝트에 따라 대형 LLM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그럴 때 국내 최고 수준의 모델을 쓸 수 있다는 건 큰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내 소버린 AI 중 가장 성능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모델과 협업하고 있다"며 "아직 퍼블릭하게 오픈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기술력 인정받은 스위트케이, 공공기관 협력 통한 사업 확장 가속
스위트케이는 이러한 뛰어난 기술력 덕분에 지난 6월 조달청으로부터 '생성형 AI 기술 기반의 맞춤형 정보 제공 서비스'로 혁신제품 지정을 받았다.
혁신제품으로 지정되면 향후 3년간 금액 제한 없이 수의 계약으로 국책사업에 참여가 가능하다. 많은 혜택이 뒤따르는 만큼 다른 경쟁사 대비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해야만 한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공공성 심사, 혁신성 심사, 특허 및 실적 검증, 최종 심사위원 평가 등 총 4단계의 엄격한 심사를 거친 후에 혁신제품을 지정한다.
김 대표는 "맞춤형 정보 제공 분야에서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된 곳은 스위트케이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스위트케이는 이런 실적과 신뢰를 바탕으로 현재 대표적인 국가출연연구기관과 조인트벤처 설립을 진행 중이다. 지분은 50대 50으로 12월 중 계약이 완료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국가출연연구소와 합작 법인 설립 사례는 많지 않다"며 "그만큼 당사의 보유한 기술력과 그간 쌓은 성과에 대해 국가출연연구소에서 신뢰를 받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스마트글라스로 '제2의 도약'…문화관광·제조업 동시 공략
"지난 9월 메타가 스마트글라스를 발표하면서 XR(확장현실)에 AI를 접목하는 시대가 본격화됐다. 우리가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와 AI 기술을 스마트글라스와 결합하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다."김 대표가 스위트케이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것은 스마트글라스다. 그는 이를 회사의 '세컨드 웨이브(제2의 도약)'로 표현하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스위트케이는 크게 두 방향으로 스마트글라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첫 번째는 문화관광 분야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관광 포털을 개발·운영해온 경험을 B2C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그는 "스마트글라스에 AI 기술을 활용한다면 동시 번역뿐 아니라 훨씬 깊이 있고 재미있는 문화 체험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우리는 B2G(공공) 중심으로 포털을 개발해주는 역할이었다"며 "내년부터는 B2C로 직접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전환하는데, 스마트글라스가 그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는 제조업 현장이다. 김 대표는 "한국 제조업 강국의 경쟁력은 지금 50~60대 시니어들의 몸에 축적된 노하우"라며 "이분들이 퇴직하면 그 귀중한 지식이 사라질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스마트글라스를 활용해 이들의 작업 과정을 데이터로 기록해 둔다면, 우리의 제조 명맥을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현장 작업자가 문제 상황을 만났을 때 스마트글라스를 통해 AI가 즉시 해결책을 제시하고, 원격지 전문가와 실시간으로 화면을 공유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현재 대형발전소 등과 스마트글라스 적용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며 "빠르면 11~12월 중 계약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최근 메타, 구글, 삼성, 샤오미 등 글로벌 기업들이 스마트글라스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이 AI사업에 발을 디디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하드웨어는 글로벌 기업들이 만들겠지만, 그 안에 들어갈 버티컬 AI 소프트웨어는 우리 같은 회사가 더 잘할 수 있다"며 자신했다.
[프로필] 김민철 스위트케이 대표
2013년 스위트케이 설립
전) IT & AI 업계 25년 이상 경력
버티컬 AI 및 데이터 OS 전문가
현) 각종 AI 관련 자문 및 평가위원, 전문가 초청 강연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