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FC안양의 두 감독이 '연고지 더비'를 앞두고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서울과 안양은 3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28라운드 맞대결을 갖는다.
'연고지 악연'으로 얽힌 두 팀의 뜨거운 세 번째 대결이다.
서울의 전신 안양LG가 안양을 떠나 서울에 둥지를 틀었고, 이후 안양에 새롭게 탄생한 팀이 지금의 안양이다.
서울과 안양은 각각 '연고지 복귀', '연고지 이전'을 주장하며 올해 두 차례 치열한 라이벌전을 펼쳤다.
지난 2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성사된 첫 맞대결에서는 서울이 홈팬들 앞에서 2-1로 승리했다. 지난 5월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두 번째 경기는 전석 매진된 가운데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세 번째 대결을 앞두고 서울과 안양 모두 각각 상위권 도약과 강등권 탈출을 위해 '묘한 관계'인 서로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원정팀 안양의 유병훈 감독은 개막 전부터 팬들에게 서울을 꼭 이기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오늘 꼭 이기고 싶다"며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유 감독은 "보통 한 경기를 끝내면 이틀 휴식을 취했는데, 이번 경기를 앞두고 하루만 쉬었다. 서울을 꼭 이기기 위한 의미다. 선수들도 잘 받아들이고 잘 뭉쳤다"며 "선수들에게 '승리의 부담감을 갖자'고 주문했다. 그 부담감이 좋은 에너지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이어 "서울보다 우리가 조직력이나 짜임새는 더 낫다. 혼자면 힘들지만 서로 도우면 우리가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를 전해 들은 김기동 서울 감독은 비장함은 덜했지만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약속이나 계획을 한다고 다 이뤄지지는 않는다. 그랬다면 안양이 지금 위치(12개 팀 중 11위)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농담 속 칼을 세웠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선수들도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다. 다만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준비한 반면 나는 냉정하게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은 직전 경기 징계로 나오지 못한 린가드가 선발에 복귀했고, 문선민과 정승원 등 주축 자원들도 부상을 털고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오늘 린가드의 발끝을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고 "두 선수가 복귀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고맙게 생각한다. 그 어느 경기보다 벤치에서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날 안양을 잡으면 사령탑 통산 100승을 달성하지만, 이 기록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그는 "오늘이 100승 도전이라는 것도 알지 못했다. 큰 의미 없이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