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IFA 2025에서 선보인 '비스포크 AI 스팀'. / 사진=삼성전자

한국과 중국이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25'에서 로봇청소기로 한판 승부를 벌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업체들은 유럽 소비자들의 사용환경과 취향에 맞춘 신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산 제품의 취약점인 '보안'을 강조하며 맞불을 놨다.


로봇청소기 글로벌 1위인 중국 로보락은 이번 전시회에서 '큐레보 커브 2 프로'를 비롯한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2만5000Pa(파스칼)의 흡입력을 구현하며 7.98cm의 얇은 두께의 디자인을 갖췄다.

로봇 잔디깎이 3종도 최초로 공개했다. 유럽 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한국에서는 기존대로 로봇청소기와 무선청소기, 올인원 세탁건조기 등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로보락은 2025년 상반기 출하량 기준 글로벌 점유율 21.8%로 1위를 기록했다. 로보락은 이번 신제품들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1위 입지를 굳힐 방침이다.


중국 에코백스는 '디봇', '울트라마린' 등을 선보였다. 신제품 '디봇 X11'은 물걸레가 세척되는 3분 동안 배터리를 6%까지 충전해 한 번에 최대 1000㎡까지 청소를 할 수 있는 '파워부스트' 기술을 세계 최초로 탑재했다. 물걸레 청소 범위가 1.5cm 확장돼 모서리까지 빈틈없이 청소하며, 분당 200회 회전하는 고밀도 롤러가 3800Pa 압력으로 얼룩을 깔끔하게 제거한다는 설명이다.

첫 수영장 전용 로봇청소기 '울트라마린'도 공개했다. 트라마린은 다수의 롤링 브러시와 강력한 흡입력, 정밀한 내비게이션 알고리즘을 갖춰 바닥과 벽면의 이물질을 꼼꼼히 제거한다. 별도의 관리 없이 쾌적한 수영장을 유지할 수 있어 수영장 관리의 새로운 솔루션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창문 로봇청소기 '윈봇 W2S', 'W2S 옴니' 등 다양한 분야의 로봇청소기를 선보였다.

중국 드리미는 계단을 오르는 로봇청소기 '사이버 X' ▲로봇 팔을 장착한 '사이버10 울트라' ▲신개념 롤러 물걸레 로봇청소기 '아쿠아10 울트라 시리즈' ▲세계 최초 다걸레 자동 전환 로봇청소기 '매트릭스10 울트라' ▲무선청소기 'V20 프로'·'V30' ▲AI 기반 로봇 잔디깎이 'A3 AWD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가운데 사이버 X는 세계 최초로 계단을 오를 수 있는 로봇청소기로, 최대 25cm 높이의 계단을 초당 0.2m 속도로 등반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신제품으로 시장 반전을 꾀한다. 삼성전자의 AI 기술로 업그레이드된 2025년형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은 'RGB 카메라'와 'IR LED 센서'를 탑재해 유색 액체뿐만 아니라 무색 투명 액체까지 인식할 수 있다. 사용자 설정에 따라 액체가 있는 구역을 물걸레로 청소하도록 하거나 회피시킬 수 있다.

4.5cm의 문턱도 넘을 수 있으며 팝아웃 브러시를 장착해 모서리 청소에도 용이하다. 100도로 끓인 물로 만들어낸 고온 스팀으로 물걸레 표면 세균을 99.999% 살균하는 '스팀 청정스테이션'이 적용돼 물걸레 냄새를 줄여준다.

LG전자는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2종을 공개했다. 히든 스테이션은 직배수관을 연결하는 자동 급배수 전용 모델로, 로봇청소기를 쓰고 싶어도 설치할 공간이 부족했던 가정에 적합하다. 오브제 스테이션은 어느 공간에나 어울리는 테이블 디자인으로 침실, 거실 등에 설치해 조화로운 인테리어가 가능하다.

제품의 높이를 기존 약 50㎝에서 약 15㎝까지 줄여 주방 내 활용이 어려운 싱크대 걸레받이 부분에 설치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로봇청소기가 스테이션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LG는 제품의 보안도 강화했다. 삼성 가전은 차제 보안 플랫폼인 '녹스'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녹스 매트릭스'가 적용되는데 로봇청소기에는 '녹스 볼트'까지 추가로 탑재된다. 녹스볼트는 비밀번호·인증정보·암호화 키 등 민감한 데이터를 하드웨어 보안 칩에 별도 보관한다.

LG전자도 올해 출시할 신제품에 자사 보안 솔루션인 'LG 쉴드'를 적용할 계획이다. LG쉴드는 기존 소프트웨어 보안 체계인 SDL 위에 별도의 방어 기술을 더해 보안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