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9회말 2사까지 완벽했는데 마지막 한 타자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LA 다저스의 일본인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7)가 노히트 노런의 대기록 앞에서 좌절했다. 팀이 패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야마모토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8⅔이닝 동안 112구를 던지며 1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1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야마모토는 이날 8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3회 2개의 볼넷을 연거푸 내준 것이 유일한 흠이었고 4회부터는 15타자 연속 '퍼펙트' 행진을 벌였다.
8회까지 104구를 던진 그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첫 타자 알렉스 잭슨을 3구 삼진, 코비 마요를 초구에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어 등장한 잭슨 할리데이에게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맞아 대기록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야마모토는 아쉬움을 삼킨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야마모토는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구종이 생각대로 잘 들어갔다. 볼넷 2개가 있었지만 이후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면서 좋은 투구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했다.

할리데이에게 홈런을 맞은 커터는 포수 사인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구종이었다.
야마모토는 "내가 고른 구종이었기 때문에 더 억울했다"면서 "맞는 순간 넘어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대기록이 무산됐지만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야마모토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더그아웃에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동료들과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노히터 무산보다 더 아쉬운 건 팀 패배였다. 다저스는 야마모토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아웃카운트 한 개를 잡지 못하고 3실점, 3-4로 패했다.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2루타와 사사구 3개로 무너졌고, 구원 등판한 태너 스콧이 에마누엘 리베라에게 끝내기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 패배로 다저스는 4연패에 빠졌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한 게임 차까지 쫓기게 됐다.

야마모토는 "팀 분위기를 바꾸는 투구를 하고 싶었기에 더욱 집중한 경기였다"면서 "팀이 이겼다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굉장히 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팀원 모두가 승리를 목표로 한다. 힘을 합쳐 어떻게든 한 경기라도 더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아쉬움을 삼키지 못했다. 그는 "야마모토가 환상적인 투구를 했는데, 그런 퍼포먼스를 망쳐버리고 말았다"고 한탄했다.
구원 등판해 최악의 투구를 한 트라이넨도 "프로 레벨에서 공을 던지는 투수라면 최소한 스트라이크를 던졌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다"면서 "야마모토는 오늘 내가 봤던 것 중 최고의 투구를 했는데, 그걸 헛되게 만들었다"며 자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