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야채의 이름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일본의 식물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가 평범한 식재료를 넘어 식물학적 매력을 드러내는 도감 '야채의 이름'을 펴냈다. 저자는 식탁에서 익숙한 야채 33가지의 생태와 역사, 문화적 맥락 속에서 다시 조명한다.

야채는 매일 식탁에 오르지만 그 뿌리와 꽃, 씨앗을 떠올리며 먹는 경우는 드물다. '야채의 이름'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식재료를 식물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일본 식물학자 이나가키 히데히로가 감수하고, 화가 산탄 에이지가 세밀화를 그려 낯선 매력을 전한다.


책은 양배추·양파·토마토·브로콜리 등 33가지 야채를 식물학적 특징과 문화적 맥락 속에서 풀어낸다. 양파가 사실은 잎의 일부라는 점, 딸기가 과일이 아닌 야채로 분류된 이유, 고추가 새에게 씨를 퍼뜨리도록 진화한 전략 등 흥미로운 사실이 이어진다.

특히 우엉과 엉겅퀴가 모두 국화과라는 설명은 야채 분류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브로콜리가 사실 케일에서 비롯된 개량종이라는 점, 땅콩이 꽃을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 열매를 맺는 독특한 방식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친숙한 식재료의 이면을 통해 우리가 먹는 음식이 자연 속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여준다. 식물학적 지식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먹거리에 대한 존중과 호기심을 일깨운다.


현대인은 텃밭이나 농촌에서 직접 재배하는 경험이 적다. 이 책은 보태니컬 아트와 함께 야채의 본래 모습을 전해주며, 식탁과 자연의 거리를 좁힌다. 독자는 시장에서 마주치는 평범한 채소가 사실 얼마나 긴 역사를 가진 생명체인지 깨닫는다.

'야채의 이름'은 단순한 도감이 아니라, 식재료를 새로운 시선으로 이해하도록 돕는 책이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식물학적 호기심과 생활 속 교양을 동시에 채워준다.

△ 야채의 이름/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명다인 옮김/ 산탄 에이지 그림/ 니들북/ 2만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