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0대 시니어가 스마트폰을 통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는 모습에 대해 챗GPT가 제작한 이미지/사진=챗GPT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시니어 세대가 핀테크 서비스의 적극적 이용자로 자리 잡고 있다. 60·70대 이용자들이 자녀 도움 없이 네이버·카카오·토스(네카토) 페이 앱을 통해 송금·결제·자산 관리를 스스로 해내면서 '액티브 그레이(Active Grey)'로 불리는 새로운 소비·금융 주체로 부상한 것이다.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고령층의 핀테크 소외를 줄이고 새로운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시니어 친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서는 50대의 간편결제 사용 경험이 약 81%, 60대 이상도 71%에 이르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60대의 이용률은 절반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 들어 빠르게 늘어나면서 시니어가 모바일 금융의 주요 고객군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네이버·카카오·토스페이의 시니어 맞춤 전략

네이버페이는 내년부터 △연금 통합 관리 △또래 비교·진단 △소득 대비 준비 수준 분석 등 연금 종합 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단순 금융자산을 넘어 건강자산까지 관리 범위를 확장해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발전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검색·쇼핑, 만보기 등과 연계해 금융과 건강의 균형점을 찾고, 사용자가 손쉽게 관련 서비스를 탐색할 수 있는 매개체로 진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모회사 네이버가 추진해온 돌봄·헬스케어 사업과 맞물려 액티브 그레이 세대를 포괄하는 전략으로 확장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시니어를 위한 접근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큰 글씨 홈'을 도입해 글자와 아이콘을 키우고, 자주 쓰는 메뉴를 단순화했으며 65세 이상 전용 상담번호도 마련했다.


가족 간 보안 위험을 알려주는 '가족보안지킴이'로 금융사기 우려를 낮췄고, 시니어 강사를 직접 양성하는 '페이티처'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꾀했다. 이러한 시니어 친화적 서비스는 모회사 카카오가 진행해온 디지털 문해력 교육 사업과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

토스페이는 '보편적 경험'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별도의 시니어 전용 모드 대신 운영체제 글자 크기 설정을 자동 반영해 저시력자를 포함한 고령층도 불편 없이 쓸 수 있도록 했다. 줄바꿈 오류 없이 최적화된 화면 설계도 같은 맥락이다.

외부 시니어 센터와 협력해 앱을 자주 쓰지 않거나 휴면 상태인 이용자를 직접 만나 불편 사항을 수집하고, 이를 UX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사내 정기 인터뷰와 사용자 풀 확대도 병행해, 실제 인사이트가 결제와 송금 전반에 녹아들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이는 모회사 토스가 꾸준히 진행해온 시니어 사용성 리서치와 맞닿아 있다.

각 사의 방식은 다르지만 배경에는 공통된 인식이 있다. 시니어 세대는 조용하지만 강력한 소비층이라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6070세대는 디지털 적응이 늦다는 편견과 달리 실제로는 금융 플랫폼을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강한 구매력과 충성도를 갖춘 고객층으로 부상하면서 기업들도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