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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직접 미국으로 향했음에도 협의의 진척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14일 오전 5시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방미 일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만나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한 후속 협의에 나섰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7월 미국은 한국에 대한 국별 관세 및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고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에 대해 최혜국대우를 약속했다. 이에 우리나라는 총 3500억달러(약 487조9000억원) 규모의 대미 금융 패키지 조성을 제시한 바 있다.
문제는 3500억달러 대미 투자액의 운용과 수익 배분을 두고 양국 간 입장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김 장관과 러트닉 장관은 면담에서 대미 금융 패키지에 대한 세부 사항을 논의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직접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직접 투자를 5% 정도 두고 출자·대출·보증 등으로 채우려 한다. 미국은 투자 이익의 90%를 가져가겠다고 주장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이를 미국에 대한 재투자 개념으로 해석하고 있다.
김 장관의 이번 방미 역시 급작스럽게 추진됐다. 현지에서의 실무진급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장관급 협의로 격상해 해법을 모색하려고 한 것이다.
당초 기대와 달리 고위급 면담에서도 합의가 난항을 겪으며 후속 협의는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도 한미 관세 협상의 후속 협의가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합리성과 공정성을 벗어난 어떤 협상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좀 어렵다"라며 "앞으로도 한참 더 협상해야 한다. 협상의 표면에 드러난 것들은 거칠고, 과격하고, 과하고, 불합리하고, 비상식적이지만 최종 결론은 합리적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