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혼자 구하려다 숨진 고 이재석 경사 사건과 관련해 지휘 책임자들이 줄줄이 대기발령됐다. 사진은 고 이재석 경사의 영결식이 진행된 지난 15일 오전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고인의 동료들이 헌화 후 경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공동취재단)

갯벌 고립자 구조 중 순직한 이재석 경사 사건과 관련해 지휘 책임자들이 줄줄이 대기발령됐다.

해양경찰청은 16일 이광진 인천해양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영흥파출소 소장과 사고 당시 당직 팀장도 같은 조치를 받았다. 김용진 해양경찰청은 지난 15일 "순직 해경 사건 관련 대통령님의 말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석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2시16분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에서 고립된 70대 중국인 남성을 확인한 후 홀로 출동해 구명조끼를 건네고 구조를 시도했으나, 약 1시간 후인 오전 3시27분쯤 밀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 경사는 이후 약 6시간 후인 오전 9시41분쯤 꽃섬 인근 해상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사고 당시 이 경사는 총 6명과 함께 당직 근무 중이었지만, 자신과 팀장을 제외한 4명이 휴게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 대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조문 과정에서 '재석이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영흥파출소장으로부터 사실을 말하지 말라는 압박받았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2인 출동 원칙, 최대 3시간 휴게 규정 등 다수의 내부 규정 위반 정황이 드러났다. 다만 이와 관련해 이 서장은 "진실 은폐 의혹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