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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슈퍼가 식료품에 투자한 '그랑그로서리' 확대 등 점포 경쟁력을 키우며 적자 탈출에 시동을 걸었다. 홈플러스 폐점에 따른 반사이익과 추석 특수 등 외부 변수와 맞물리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2025 CEO IR 데이'에서 롯데마트·슈퍼의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의 지속적인 전환을 지목했다. 상품 다양성 확대, 원가 경쟁력 확보, 시그니처 제품 육성 등을 통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부연했다.
롯데마트·슈퍼는 그랑그로서리를 시작으로 식료품 전문성을 키우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랑그로서리는 매장 면적의 90%를 식품으로 채운 특화매장으로 2023년 12월 은평점 리뉴얼 오픈을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도곡점, 지난 6월 구리점 등으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롯데마트·슈퍼의 점포는 각각 112개, 343개다. 올해 1월 신규 출점한 천호점도 점포의 80%가 먹거리로 구성됐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은평점과 도곡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리뉴얼 이전보다 각각 10%,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방문객 역시 5%, 10% 늘었다. 구리점도 오픈 한 달간 30만명이 방문하며 매출을 목표 대비 70% 이상 초과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의 본질인 '먹거리 구색 강화' 전략이 효과를 거둔 결과"라며 "즉석조리 식품 상품군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실적 반등 기대↑… 반짝 효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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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롯데마트·슈퍼가 부진을 극복하고 하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롯데마트·슈퍼의 매출은 2조5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35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기대를 뒷받침하는 호재 요인도 적지 않다. 우선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장기화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현재 폐점 대상이 된 상당수의 홈플러스 점포의 인근에 롯데마트 매장이 있어 상권이 겹치는 일부 지역에서의 고객 유입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심리 회복과 함께 선물세트·제수용품 등 추석을 앞두고 식료품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가 장기화하면서 점포 폐점 사이클이 빨라지고 인가전 M&A는 부진한 상황"이라며 "대형 할인점 산업 경쟁 강도 완화로 이마트와 롯데쇼핑의 수혜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구조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식료품은 보관·재고 관리 비용이 크고 마진율이 낮아 수익성 방어에 한계가 있으며 방문객·매출 증가는 리뉴얼 및 신규 오픈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마트·슈퍼가 그로서리 강화 전략의 성과를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세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