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 3부리그 소속인 전형적 중소 클럽 MSV두이스부르크는 올시즌 개막 후 5연승을 내달리며 선두에 올라있지만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사진은 두이스부르크 홈구장인 샤우인스란트-라이제-아레나 내부. /사진=차상엽 기자

"축구는 더 이상 단순하지 않다. 하나의 거대한 비즈니스다."

독일 축구 3부리그에서 활동중인 MSV 두이스부르크의 재정 총괄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안 코케는 현대 축구를 이같이 표현했다.


두이스부르크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각) 5라운드에서 승리하며 개막 후 5연승과 함께 1위에 올라있다. 승격을 위한 성공적인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두이스부르크는 단순히 리그 순위 상승이 아닌 1부리그로의 승격이 궁극적 목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2부리그로의 승격이 선행되야 하고 이후로는 더 높은 수준의 상대팀과 경쟁해야 한다.
독일 축구 3부리그 5라운드 종료 현재 두이스부르크가 1위에 올라있다. /사진=3부리그 공식 인스타그램

'한국 축구 레전드' 안정환이 잠시 몸담았던 두이스부르크는 어떤 팀?

사실 두이스부르크는 1902년 창단해 123년의 긴 역사를 가진 팀이다. 분데스리가 원년인 1963-64 시즌 원년 멤버 중 한팀이기도 하다. 당시는 마이더리히라는 이름으로 뛰었고 원년 챔피언 1.FC쾰른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한 초창기 강팀이다. 1980년대 초반까지 19시즌 연속 1부에 잔류했지만 이후 부침을 겪으며 이후 9시즌 동안 2부와 3부리그까지 경험하며 생존에 위협을 받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 다시 1부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주로 2부에서 활동했고 2010년대 이후로는 간간히 다시 3부리그로 떨어지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 시즌에는 사상 첫 4부리그까지 강등되기도 했지만 곧바로 우승을 차지하며 올시즌 3부리그로 재승격했다.


국내 팬들에게는 안정환이 잠시 몸담았던 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5년 프랑스리그 메스에서 활약한 안정환은 이후 2006년 두이스부르크로 이적했지만 반시즌의 짦은 활약 이후 수원 삼성으로 이적했다. 2005-06 시즌 후반기 16경기에 출장한 안정환은 2골의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중소형 클럽이 생존하는 법


사진은 독일 3부리그 소속 MSV두이스부르크의 홈경기장 입구. /사진=차상엽 기자

전형적인 중소 규모 클럽이 독일에서 살아남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두이스부르크는 주변에 쾰른, 레버쿠젠, 도르트문트, 묀헨글라드바흐, 보훔 등 1,2부리그에서 활동중인 큰 클럽들의 연고지와도 근접해 있어 이들과 경쟁하는 상황은 더욱 어렵다.

실제로 코케 총괄은 "구단 역사가 오래됐지만 주변에 강팀들이 많고 이들의 재정이 우리보다 낫다"며 "이 같은 지리적 상황에서 클럽이 재정적으로 여유를 갖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두이스부르크는 3부리그 팀이지만 홈구장 샤우인스란트-라이젠-아레나는 3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규모의 구장을 보유하고 있다. 트랙이 있던 기존 홈구장을 2003~2004년 사이 신축 수준으로 개축해 현재는 전용구장이다.

코케 총괄은 "우리 팀은 팬들의 충성도가 높다"며 "지난 시즌 4부였지만 경기당 평균 1만7000명 정도가 경기장을 찾았고 올시즌은 2만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1부리그팀 경기장 못지 않은 홈경기장 시설에 팬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