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온병원 뇌혈관센터장이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사진=온병원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뇌졸중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뇌혈관질환 환자 117만명 가운데 뇌졸중 환자는 63만명으로 2018년보다 7% 이상 증가했다. 특히 11∼12월은 연중 뇌졸중 발생률이 가장 높은 시기다.


뇌졸중은 '골든타임 3시간'이 생사를 좌우한다. 그러나 여전히 전조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 대신 한의원을 우선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뇌졸중 의심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중 12%가 한의원을 먼저 방문했다. 침, 부항, 뜸 등으로 시간을 보내다 결국 병원으로 전원되는 경우가 많다.

A씨(70·여)는 지난 9월17일 오전 7시40분께 집에서 갑작스러운 두통과 함께 의식을 잃었다. 가족은 침 치료를 고민하다가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8시30분경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CT검사 결과 A씨는 지주막하출혈로 확인돼 최재영 온병원 뇌혈관센터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 교수)이 이날 10시20분 '우측 후교통동맥류 코일 색전술'을 시행했다. 코일 4개가 삽입돼 혈류가 성공적으로 차단됐고 시술은 완벽히 마무리됐다

A씨는 시술 직후 같은 날 오후 5시20분쯤 일시적 의식 저하로 뇌내 수두증이 발생했으나 즉시 요추천자 배액술을 시행해 상태를 안정시켰다. 이후 사흘간 중환자실에서 경과를 지켜본 뒤 의식이 회복돼 일반병실로 옮긴 A씨는 지난 11일 거의 후유장애 없이 걸어서 퇴원했다.


뇌졸중은 누구에게나 갑자기 찾아오며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전문의들이 권하는 '생명을 살리는 행동요령'은 우선 증상을 빠르게 인지하는 것이다. 얼굴이 한쪽으로 쳐지거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지면 즉시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난 정확한 시간을 기록하는 일도 중요하다. 응급치료 가능 여부는 발병 시각 기준이다.

최재영 온병원 뇌혈관센터장은 "뇌졸중은 매년 12만명 이상이 발생하고 그중 3분의 1은 겨울철에 집중된다"며 "증상이 미약하더라도 응급실 빨리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센터장은 "한의학 치료는 회복기 보조 요법으로 충분히 의미 있지만 급성기엔 반드시 전문병원에서 치료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며 "평소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관리하고 기온 변화가 심한 새벽 외출은 피하며 언제나 옷을 따뜻하게 입고 지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