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의 맛과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전라남도와 목포시가 공동 개최한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가 지난 1일부터 26일까지 목포시 일원에서 진행됐다. 남도음식 명인과 국내외 정상급 셰프들, 남도의 맛집들은 박람회에 참여해 K푸드의 매력을 알렸다.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목포가 지닌 미식 DNA가 다시 부각됐다는 평이 나온다.
목포는 오래전부터 바다와 갯벌, 들과 산이 맞닿은 지리적 특성 덕에 계절마다 식재료가 풍부하고 이를 정성껏 다듬은 음식들이 지역의 얼굴이 됐다. 그중에서도 목포를 대표하는 아홉 가지 별미, 일명 '목포 9미'(九味)는 바다와 갯벌이 만들어낸 남도의 진미다. 세발낙지, 홍어삼합, 꽃게무침, 민어회, 아귀찜, 우럭간국, 병어회, 갈치조림, 꼬막무침 등이 포함된다. 매일 새벽 항구에서 건져 올린 생선이 밥상이 되고 양념과 손맛으로 완성된 음식들은 남도 사람들의 인심처럼 넉넉하다.
진양횟집(진양회정식)
목포시 상동 평화광장 인근에 위치한 남도의 바다를 가장 정직하게 한 상에 담아내는 집이다. 메뉴판 속 "최고의 상술은 정직입니다"라는 문구는 식당이 오랫동안 지켜온 철학이다. 모든 재료는 국내산을 원칙으로 하고 목포의 바다에서 얻은 신선한 재료를 가장 단순한 방식으로 조리해 선보인다.
모든 메뉴는 목포의 대표 음식을 한 끼에 맛볼 수 있는 코스로 운영된다. 기본 구성인 1인 코스(3인 이상 주문)는 전복죽, 전복회, 초밥, 생선전, 초무침, 회(돔 또는 광어), 홍어삼합, 낙지호롱이, 낙지육회탕탕이, 매운탕, 고구마튀김으로 이어진다. 남도의 풍미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조합으로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다. 2인 코스는 참치회와 메로구이가 추가된다.
코스에 포함된 '낙지육회탕탕이'는 산낙지 탕탕이에 육회를 더한 메뉴로, 낙지의 쫄깃한 식감에 육회와 참기름의 고소한 풍미가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들며 겉은 바삭하고 속은 탱글한 '낙지호롱구이'도 인기가 높다. 식사로 나오는 매운탕, 후식으로 제공되는 고구마 튀김도 별미다.
미락
'꽃게 비빔밥'이 유명한 곳이다. 목포 음식 명인으로 지정된 이남수 씨의 꽃게 양념은 신진대사에 탁월하고 특유의 향을 지닌 비파 열매를 사용한다. 맛과 영양이 풍부한 양념장과 통통하고 싱싱한 꽃게 속살만을 발라 먹기 좋게 제공한다. 꽃게 살 양념과 뜨끈한 밥을 비벼 입안에 넣으면 환상적인 식감을 경험할 수 있다. 국내산 생선을 중매인으로부터 직접 가져오기 때문에 갈치 찜과 회 메뉴 역시 신선도가 남다르다.
조선쫄복탕
우리나라 연안에서 서식하는 작은 복어의 일종인 '졸복'으로 끓여 낸 탕으로 이름난 곳이다. 대표 메뉴인 '쫄복탕'은 1인분씩 뚝배기에 제공된다. 싱싱한 졸복을 뼈와 함께 채소 육수에 푹 고아 내면서 해독 작용이 풍부한 재료를 따로 끓여 육수에 첨가한 후 어죽처럼 걸쭉하게 끓여낸다. 이렇게 완성된 뽀얀 쫄복탕에 미나리를 얹어 먹으면 속풀이에 그만이다. 취향에 따라 양념 부추를 넣어 간을 맞추면 된다.
만선식당
적당히 꾸덕꾸덕하게 말린 우럭으로 뽀얗게 끓여 낸 '우럭간국'(우럭지리)을 제대로 선보이는 곳으로 대형 우럭 만을 사용하여 국물이 진하고 살과 껍질이 쫀득한 것이 특징이다. 맑은 육수에 우럭과 채소,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 우럭간국은 목포 9미에 속하는 음식 중의 하나다. 말린 장어와 된장을 풀어 맛을 낸 '장어탕'도 구수하고 얼큰한 국물 맛으로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는다. 특유의 꼬들꼬들하고 고소한 맛의 '송어회'(밴댕이회)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