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3차 상법 개정안'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개편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연내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투자자 관심이 고배당 ETF(상장지수펀드)로 쏠린다.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연내 자사주 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자사주는 미발행 주식으로 취급하고,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이내 소각을 원칙으로 하는 방안이다. 다만 주주 대다수가 찬성할 경우 예외를 둘 수 있게 한다.
정부가 준비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개편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고배당 기업이 지급하는 배당소득에 대해 배당 규모에 따라 최고세율 25~35%의 분리과세를 적용하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금융소득 중 배당소득만을 분리해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종합소득 합산과 누진세 적용에 따른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배당 기업뿐 아니라 이들에 투자하는 ETF나 펀드에도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고배당주 ETF도 관심을 받는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배당 기업 요건이 배당성향 40% 이상으로 제한될 경우 고배당 ETF 내 해당 기업 비중이 60%를 넘기 어렵다"며 "배당성향 25% 이상, 최근 3년 평균 대비 배당 증가율 5% 이상으로 완화될 경우 주요 고배당 ETF들이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금융·증권·커버드콜·주주환원 ETF '주목'
국내 대표 고배당주 ETF로는 한화자산운용의 'PLUS 고배당주 ETF'가 꼽힌다. 이 상품은 예상 배당수익률 상위 30개 종목에 투자하며 금융업 비중이 50% 이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는 부채비율,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펀더멘털 지표를 반영해 배당수익률 외 배당 성장성과 연속성을 함께 고려한다. 한화운용의 'PLUS 자사주매입고배당주'는 자사주 매입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율 기준으로 30종목을 선별해 투자한다.
금융 업종 중심의 고배당 ETF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과 신한자산운용의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이 대표적이다. SOL은 상대적으로 4대 금융지주 비중이 높다. 금융은 대표적인 고배당 업종으로 정책 효과에 따른 밸류 정상화의 수혜가 기대된다.
증권 업종 역시 정부 정책 수혜와 최근 주식시장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이 맞물리며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증권고배당TOP3플러스'는 기존 증권 업종 ETF 대비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증권주 비중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KB자산운용의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은 금융 고배당 ETF 중에서도 증권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 외에도 배당주와 커버드콜을 합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 미래운용의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위클리커버드콜' 등이 있다. 커버드콜 ETF는 특성상 주가 상승기엔 총수익률이 다소 낮을 수 있으나, 배당수익률이 하락한 현 시점에서는 고배당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다. 또한 주주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춘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도 관심을 받고 있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ESG운용부 수석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특히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단기에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정책과 맞물려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거나 지배구조 변화 기업에 큰 투자 기회"라고 설명했다.
통상 주주 행동주의나 일반 주주연대의 활동은 정기주총을 타깃으로 하는데, 11~12월에 주주제안 등 활동이 늘어나고 1~2월에 표를 결집해 3월에 표 대결에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