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이 고선가 수주 물량의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계절적 비수기에도 3분기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회사는 수익성 회복을 바탕으로 미국 '마스가'(MASGA, 미국 조선업 재건) 연계 프로젝트와 차세대 원자력·해상풍력 등 해외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3분기 매출 7조5815억원, 영업이익 1조538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21.4%, 164.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4%에 달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휴가·태풍 등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드는 3분기 계절성에도 실적이 개선됐다. 성기종 IR담당 전무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조업일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가 상승과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선가가 높은 LNG선 비중이 전체 선종의 절반을 차지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LNG선 매출 비중이 49.2%로 집계됐다. LPG선은 26.4%, 컨테이너선은 16.7%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HD현대삼호는 LNG선 38.2%, 컨테이너선 34.2%, 탱크선 16%, LPG선 5.7%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HD현대미포의 경우 주력인 PC선 매출 비중이 62.5%였다. LPG선은 23.3%로 증가세를 보였고 기타 선종은 13.6%로 확대됐다.
고환율에 따른 수혜 효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기말환율이 46원 상승했지만 회사 내부 평균환율은 13원 하락한 영향이다.
글로벌 선박 발주가 감소 추세에 있으나 연간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9월 말 기준 누적 수주액은 HD현대중공업 61억9600만달러, HD현대삼호 40억2100만달러, HD현대미포 22억0800만달러, HHI필리핀 2억1900만달러 등 총 126억4400만달러로, 연간 목표 150억2000만달러의 84.2%를 달성했다.
생산성 개선 효과로 선박을 선주사에 인도하는 기간도 빨라지고 있다. 성 전무는 "조기 인도가 이미 진행 중이고 금년에도 당초 계획 대비 약 10~15% 앞당겨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선표가 점진적으로 당겨지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익성을 확보한 HD한국조선해양은 특수선 사업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미국 '마스가' 프로젝트다. 회사는 미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방산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 중이다.
정우만 특수선담당 상무는 "현재 미국 내 실질적 프로젝트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며 첫 번째 핵심 사업으로 미 해군의 차세대 군수지원선(NGLS·Next Generation Logistics Ship)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동안 협력 관계를 이어온 헌팅턴 잉걸스 그룹(Huntington Ingalls Group)과 공동으로 본 사업 제안서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NGLS 제안서 준비를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11월 초까지 제출을 완료하고 본 사업 추진에 나설 계획이다. NGLS는 미 해군이 차세대 군수지원 체계를 현대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으로 미 해군의 원양작전 지속능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관련해선 "해당 사업이 단일 조선소의 기술력과 인력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최근 미포조선 합병을 통해 자체 건조 역량을 확대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