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7년 설립된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반세기 넘게 한국 식품산업을 대표해온 기업이다. '가나', '빼빼로', '월드콘', '자일리톨' 등 수많은 히트 브랜드로 국민 간식의 역사를 써 내려왔다. 최근에는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웰니스 식품기업으로 변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웰니스 제품의 핵심 키워드는 '글루텐프리'(gluten-free)다. 건강과 기능성을 중시하는 식품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하자 롯데웰푸드는 밀가루 대신 쌀을 주원료로 한 건강 간식 브랜드 '쌀로'(SSALO)를 확대하며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쌀로 만든 간식,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쌀로칩 들기름 김맛'은 그 결실이다. 국내산 김과 들기름을 더해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풍미를 살렸고 밀가루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글루텐에 민감한 소비자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쌀의 고유한 담백함에 들기름의 향긋함을 더한 조합은 세대를 초월한 '한국적인 맛'을 구현했다는 평가다.식감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입안에서 바삭하게 부서지면서도 기름지지 않은 질감을 위해 수십 차례의 배합 테스트를 거쳤다. 그 결과 '쌀로 만든 스낵은 맛이 단조롭다, 혹은 딱딱하다'는 기존 인식을 깨는 제품을 완성했다. 롯데웰푸드는 '더쌀로 바삭한 핫칠리맛'으로 식품 대기업 중 처음으로 한국글루텐프리인증(KGFC)을 획득한 바 있다. 이후 '쌀로칩 들기름 김맛'까지 인증을 추가하며 기능성과 신뢰성을 모두 입증했다.
김다솔 롯데웰푸드 스낵마케팅팀 책임은 "쌀로 만든 스낵은 한국인의 식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건강 간식"이라며 "밀가루를 우리에게 익숙한 쌀로 대체하며 쌀의 고소한 풍미를 살린 '건강하고 맛있는 즐거움'을 제시하고자 했다"라고 전했다.
건강한 쌀을 활용하다
글루텐에 대한 인체 반응은 개인차가 있지만 다수의 연구에서 과다 섭취의 위험성이 지적된다. 정혜진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글루텐 민감증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반복적인 복부 팽만, 피로감, 피부 트러블이 동반된다면 글루텐프리 식단이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특히 셀리악병이나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는 반드시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이 같은 소비 인식 변화는 글루텐프리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세계 글루텐프리 식품 시장은 연평균 8.1% 성장세를 보이며 2026년에는 약 14조7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밀 섭취를 줄이고 쌀·옥수수 등 대체곡물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새로운 식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롯데웰푸드는 "NO 밀·글루텐프리"라는 특징을 내세워 건강 간식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단순히 밀을 빼는 것이 아니라 '쌀의 영양학적 가치와 기능성'을 새로운 기준으로 세운다는 전략이다.
건강하고 맛있는 스낵 브랜드, 쌀로(SSALO)
'쌀로(SSALO)' 브랜드는 '쌀로 만든 간식'이라는 의미의 미과(米菓) 통합 브랜드다. 패키지에는 '건강한 쌀로 만든'이라는 문구와 함께 벼 이삭 일러스트, 흰색 배경을 적용해 브랜드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기존의 자극적인 스낵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볍고 깨끗한 간식'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제품군은 앞으로 스낵을 넘어 비스킷, 파이, 초콜릿, 시리얼 등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는 이를 통해 '쌀로' 브랜드를 단순한 스낵이 아닌 K푸드 기반의 건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생산 과정에서도 품질관리가 한층 강화됐다. 기존 밀가루 제품 생산라인과 완전히 분리된 전용 단독 생산라인을 운영해 교차오염을 방지하고, 원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에서 글루텐 오염 여부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구매·연구·품질관리 부서가 협업하는 이 시스템은 업계에서도 드문 수준의 위생·안전 관리 체계로 평가받고 있다.
소비자 반응, 시장이 움직이다
출시 이후 반응은 빠르게 나타났다. SNS에는 "글루텐프리라서 죄책감 없이 먹일 수 있다", "아이 간식으로 부담 없다", "맥주 안주로 딱 좋다"는 리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건강함과 맛의 공존'을 실현했다는 평가가 많다.롯데웰푸드는 제품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SNS 해시태그 이벤트와 롯데마트 무인 시식행사를 진행하고 자사 온라인몰의 구독형 서비스 '월간과자' 를 통해 소비자 체험 기회를 확대했다.
쌀로칩의 타깃인 주부, 워킹우먼들이 주로 방문하는 할인점과 SSM 등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시식 행사를 확대하고 SNS 홍보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K푸드 열풍과 김의 글로벌 인기 상승세에 맞춰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샘플링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쌀로 만든 K스낵, 세계로 뻗어가다
'쌀로' 브랜드의 확장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한국과 파키스탄 법인에서 '쌀로칩'(SSALO CHIP) 시리즈를 출시하며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을 선보였다. '플레이밍 핫', '스모크드 파프리카' 등 향신료 풍미와 한국식 매운맛을 접목한 제품은 현지 소비자에게 색다른 한국형 건강 스낵으로 호평받고 있다.
패키지에는 한글 '쌀로칩'을 그대로 표기하고 후면에는 한국 문화 소개를 담아 K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했다. 2025년에는 '쌀로별'의 미국 수출용 패키지를 출시해 북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김다솔 책임은 "글루텐프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쌀로 브랜드를 한국의 맛과 문화를 전하는 대표 K글로벌 스낵으로 키워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쌀의 기능성과 과학적 품질관리 시스템을 결합한 롯데웰푸드의 전략은 단순히 원료를 바꾸는 차원을 넘어선다. '건강한 간식도 충분히 맛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며 한국 스낵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쌀을 활용한 선택이 만들어낸 이 변화는 이제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건강과 신뢰를 상징하는 K스낵의 시대, 그 중심에 롯데웰푸드의 K글루텐프리가 있다.